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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3조4000억짜리 오류…1등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황당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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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국내 독보적인 1위 증권사다. 하지만 지난 3일 정정 공시를 통해 1분기 유가증권 운용 차익을 3조4000억원가량이나 낮추면서 위상에 먹칠을 하게 됐다.


오류가 발생한 항목은 ‘사업의 내용-영업 종류별 현황-투자매매 업무’ 카테고리다. 증권사의 운용 역량을 파악할 수 핵심 지표다. 지난 5월에 공시된 1분기 보고서대로라면 3조7700억원 규모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돼 있어 우수한 성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3400억원대 차익에 그쳤다. 장외파생상품거래의 경우 매매차익과 평가차익 합계가 5200억원인데 4배나 많은 2조1500억원으로 기재했고, 파생결합증권거래는 5700억원의 차손을 1300억원 차익으로 잘못 기록했다.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항목에서 천문학적인 숫자의 오류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기재 오류’라고만 공시했다. 재무제표에는 오류가 없으며 단순히 잘못된 데이터를 분기보고서에 입력한 실수라는 것이다.

분기보고서는 외부 감사 대상이 아니어서 걸러지지 못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영업의 핵심적인 지표를 터무니없이 잘못 기재해놓고 한달반이나 지나서야 정정한 데 대해서는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대개 이 정도 수준의 공시 오류가 발생하면 정정 공시 전에 금융당국에 알리고 협의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절차도 없었다. 합병 이후 아직 조직 안정이 덜 됐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정정 공시에서 ‘기재 오류’라고만 했고 재무제표에는 오류가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경위인지 자세히 파악해보고 있다”면서 “일단은 ‘사업의 내용’ 카테고리 내에서만 계산 오류가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2월 파생결합증권(DLS) 배당정보 제공회사를 임의로 변경해 지난해 1분기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을 143억원 과대 계상했고, 이 때문에 지난달 1일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파생결합증권의 공정한 가치 측정을 위해 일관된 평가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기준을 위반한 것이다.


또 지난해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 투자 과정에서 공모형임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사모형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이유로 지난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당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29일에는 미래에셋대우 일부 거래시스템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합병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에도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고객이 몰려 접속 지연이 발생하자 일부 손실을 보상한 바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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