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세계 최대 스타트업 구할 얼굴 누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차량 공유 업체 우버를 세계 최대 스타트업으로 이끈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트래비스 캘러닉이 21일(현지시간) 물러나면서 차기 리더 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가 CEO 자리에 오르던지 추락한 우버의 이미지를 되살리고 초기의 혁신성을 부활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토머스 스태그스 전 디즈니 최고운영책임자(COO), 수전 워츠치키 유튜브 CEO, 엘렌 뮬럴리 전 포드 CEO 등을 우버의 새 대표로 거론하고 있다. 우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허핑턴 포스트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과 우버 공동 창업자 가렛 캠프의 내부 기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초 최고의 후보로 언급됐던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는 페이스북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버의 최근 위기가 내부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버와 관계를 맺지 않았던 검증된 외부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우버는 지난달부터 CEO에 이은 2인자 자리인 COO 선발을 위해 스태그스를 포함한 주요 인사들을 인터뷰해왔다. 이들 중 캘러닉 체제하에서 2인자로 남기를 원하지 않았던 외부 인사들이 CEO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우버는 새 대표가 확정될 때까지 COO 영입을 미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버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새 대표를 정한 뒤 혼란을 수습할 방침이다. 전 직원 수전 파울러의 폭로로 민낯이 드러난 우버의 성차별적 직장문화에서부터 캘러닉 CEO의 성추문, 구글과의 자율주행 기술 싸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고속 성장을 하며 창업 8년만에 기업가치 700억달러에 달하는 공룡으로 우뚝 선 우버의 위기는 실리콘 밸리 기업의 성장통으로만 보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캘러닉의 공격적인 경영 장점을 이어가면서도 그의 독단을 보완하고 혁신을 이어가야 하는 적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1985년 스스로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1997년에 CEO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의 사례를 들며 캘러닉의 재부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탠퍼드대 비즈니스스쿨의 로버트 시걸 박사는 "우버의 위기는 제품생산이나 경영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캘러닉의 부활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소소한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인물은 많지만 많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던 캘러닉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에서는 물러나지만 캘러닉이 이사회에 남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캘러닉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새 CEO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통신은 리프트와 같은 경쟁업체들은 우버의 리더십 공백을 최대한의 기회로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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