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포럼]'안보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포럼]'안보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조영기 고려대 교수
AD

[아시아경제]안보는 안보의 길이 있고 정치는 정치의 길이 있다. 안보의 길에 정치가 개입하면 안보는 정치적 논쟁의 대상으로 변질된다. '안보의 정치화'다. 안보의 정치화는 안보의 길을 갈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이다. 이런 안보의 정치화가 만든 역사적 경험이 월남(남 베트남)의 공산화다. 월남의 공산화는 지식인과 승려들이 '민주와 평화'라는 명분으로 정치적 시위와 분신으로 이어진 결과물이었다. 또한 1980년대 필리핀 민주화의 구호였던 '양키 고홈'은 1992년 필리핀 주둔 미군을 철수시켰지만 미군 철수는 중국이 필리핀령 스카보로섬을 무단 점령해 영구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양국의 영유권 분쟁을 자초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안보의 정치화는 자강(自强)을 훼손시키는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남북한 간에 가치와 이념의 극단적 대치가 7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의 정치화가 초래할 부정적 결과에 대해 경계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다.


안보의 핵심은 국민의 안녕(安民)과 국가번영(富國)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안보는 시대와 이념을 초월해서 국가의 핵심전략으로 간주됐다. 안보전략은 자강과 동맹 그리고 균세를 잘 구비해 외부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자강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강의 힘이 부족할 때는 동맹을 통해 힘을 보충한다. 동맹은 불편하지만 부족한 자강을 채워주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한다. 또한 자강과 동맹이 역내의 균형을 도모하는 기초이다. 이런 점에서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한 안보적 자산이다.

한미동맹의 가치는 북한의 대남군사전략을 억제하는 사실상의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에서 패권국가의 등장을 막는 제어장치 기능도 하고 있다. 또한 통일 이후 중ㆍ일 간의 패권경쟁이 격화될 경우 동북아의 지역적 안정자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다. 따라서 북한은 한미동맹을 균열시키기 위해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반미를 선동해 왔다. 이런 북한의 선동전략은 한국의 자생적 자발적 위수경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경애하는 김정일 동지의 은어)세력에 의해 세를 확장해 왔다. 이 세력들은 주한미군과 관련된 사소한 사건이 발생되면 연대전선을 구축해 반미(反美)를 위한 대중투쟁을 전개한다.


최근 반미투쟁은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지난 10일 의정부시가 마련한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의 파행도 지역 반미단체들의 협박 때문이었다. '효순ㆍ미선양 15주기를 앞둔 시점에 미군 위로공연을 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단체들은 유가족의 '반미를 반대'하는 입장ㆍ의사와 상관없이 '사드 가라', '자주평화' 등의 구호를 토해냈다. 또한 사드배치는 정치상황과 상관없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수 있게 적기에 적합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절차상의 문제'라는 구실로 2세트만 배치하고 4세트의 배치를 지연시킨 행위도 스스로 자위와 동맹을 훼손한 행위라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미가 안보의 정치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수록 한국의 안보현실은 더 위태로워질 뿐이다. 특히 반미가 대화와 협상, 평화협정(체제), 자주 등과 같은 수사적(修辭的) 용어와 결합하면 안보의 정치화는 위험성을 감추게 되며, 종국적으로는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대상이다. 또한 정치권이나 지식인이 양산해 내는 안보의 정치화는 파급력 때문에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안보의 정치화는 북한의 노림수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조영기 고려대 통일외교안보전공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