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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울 정도의 솔직함"…옥션·G마켓 형제 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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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와 센스로 무장한 광고, SNS 대응에 매출·인지도 '훨훨'


"낯 뜨거울 정도의 솔직함"…옥션·G마켓 형제 일 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공개한 영상 광고(옥션 광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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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온라인 쇼핑몰 옥션, G마켓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위트와 센스로 연일 화제 몰이 중이다. '병맛' 광고의 인기는 폭발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SNS '드립'은 전국 네티즌들을 당황시킨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옥션이 지난달부터 SNS에서 광고하는 과일 매출은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체리 판매량은 광고를 선보인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2770% 폭증했다. 2탄 체리 광고는 현재까지 나온 광고 영상 중 가장 인기가 많다. 페이스북 좋아요 4만3000여개, 공유 3800여회 등을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SNS 히트 게시물로 떠올랐다. 이색 광고 1탄 주제인 참외 매출도 지난달 2일부터 14일 사이 122% 뛰었다. 매실은 지난달 29일부터 광고에 돌입, 판매 상승을 예약했다.


해당 광고들은 최근 유행하는 'B급' 정서를 관통한다. 유치하지만 위트 있는 마이너 감성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것이다. 3탄 매실 광고의 경우 페이스북 소개글에서 아예 "취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위스키 광고를 연상케 하는 고급스런 화면으로 시작한다. 화려한 외모의 외국인 남녀 모델이 유리잔을 든 모습을 잠시 비추더니 뜬금없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뀐다. 충북 음성군에 산다는 심영자 할머니(74)가 매실을 국자로 퍼올리는데, 시종일관 무표정이다. 아까 그 모델들이 할머니 양 옆에서 역시 무표정으로 재등장한다. 잔에 든 것은 위스키가 아닌 매실 희석액이었다. 배경음악은 화면처럼 감각적이다.

해당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조회 수 수만 건을 기록하고 수십 차례 공유되며 급속도로 온라인상에 퍼져 나가는 중이다. 네티즌들은 단순한 광고가 아닌 재미있는 콘텐츠로 광고를 인식하는 모습이다. 비슷한 콘셉트의 참외와 체리 광고도 각각 지난달 2일, 15일 선보인 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모델이 출연했고 마지막엔 모두 '맛있게 즐기고 싶을 땐, 어서옥션'이란 문구를 제시하며 끝난다.


기술적인 촬영을 제외하곤 옥션 마케팅팀이 광고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두를 총괄했다. 옥션 관계자는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관련 프로모션과 함께 SNS 마케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며 "기발하고 시선을 끄는 광고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의 신선식품 구매 연령층을 폭 넓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낯 뜨거울 정도의 솔직함"…옥션·G마켓 형제 일 냈다 지난달 23일 벌어진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캐리어 사건'을 다음날 SNS 마케팅에 활용한 G마켓(G마켓 공식 트위터 캡처)


옥션에 이어 형제 회사인 G마켓도 SNS에서 터졌다. G마켓은 지난달 24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캐리어 논란'을 SNS 마케팅에 활용했다. 김 의원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자신의 수행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캐리어를 밀어 보내 화제가 되자, 여기서 '상품 홍보' 지점을 찾아냈다.


캐리어는 이탈리아 브랜드 '오르넬리' 제품으로 11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G마켓 SNS 관리를 담당하는 마케팅팀은 공식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오르넬리 캐리어 사진을 게시하며 '노룩패스 자율주행 기능 없다고 두 번 말했다?'고 설명했다. '#소문은_무성 #바퀴는_스무성'이라고 해시태그도 달았다. 해당 포스팅은 인터넷상에서 광범위하게 뻗어나가며 G마켓 마케팅 능력이 조명받게 했다. 옥션도 SNS에 같은 제품을 '소문이 무성한 그 캐리어'로 소개하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오르넬리 매출에는 크게 변동이 없었다고 이베이코리아는 전했다. 그래도 G마켓·옥션 전체의 간접적 홍보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마케팅 방식과 관련,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자극의 홍수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고상한 체하기보다 낯 뜨거울 정도의 솔직함이, (정형화한) 세련됨보다는 극단적인 촌스러움이, 어색한 부조화와 하드코어적인 극단성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인간이 가진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성향을 건드림으로써 상시적 긴장 상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각을 잠시나마 이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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