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드 이슈 완화 분위기…분위기 풀렸다"
[상하이(중국)=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사드 이슈 때문에 아시아 최대 규모 뷰티 박람회 참가의 성과가 없을까봐 바짝 긴장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최근 분위기가 풀리고 있다는 얘기를 실감했습니다."
지난 23~25일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중국 뷰티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 화장품 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우려로 중국 시장 확대 계획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던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K-뷰티'에 대한 인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약 30개국 기업 3000곳 이상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 한국 기업은 스킨푸드, 토니모리, 보브(VOV), INS코리아 등 204곳이 개별 부스 형태로 참가했다. 중국 진출 한국 화장품 기업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드 이슈로 인한 중국 화장품 판매감소 타격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사드 이슈를 의식해 올해 한국 기업들은 최대한 한국 이미지 부각을 자제하고 제품의 콘셉트와 기능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기업들이 한데 모여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하고, 한류 스타광고를 전면에 내세웠던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박람회장 내 스킨푸드 부스 안에는 제품을 체험해보고 문의하는 중국인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사드 때문에 4월은 중국 판매가 정말 힘들었는데, 이달들어서는 확실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중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큰 시장이기 때문에 여전히 중국 점유율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며, 백화점에서 쇼핑몰 등으로 판매 채널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박람회 둘째날 배해동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분위기를 점검할 정도로 중국 시장에 애착을 보였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사드 이슈가 주는 불안감이 많이 완화됐다"며 "사드 이슈가 완화된 틈을 타 기존에 받은 550개 위생허가에 500개를 추가하고, 기존의 50여개 가맹점 수를 100여개로 늘리는 중국 시장 확장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가 대표로 있는 CSA 코스믹 관계자 역시 "이번 상하이 뷰티 박람회에 '사드'는 없었다"며 "사드 배치 역풍으로 중국 내 'K-뷰티' 열풍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현장에서는 바이어들과의 상담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랐다"고 전했다.
중국에 이미 구축돼 있는 화장품 유통망을 이용해 중국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려는 기업들의 참가도 눈에띄었다. 네일아트 전문 기업인 INS코리아는 셀프젤네일 브랜드 ‘톡(TOK) 젤’, 살롱 전문 브랜드 ‘글로리’, ‘메모리’ 등의 제품을 전시하며 중국 네일 시장 확대를 모색했다.
'S'브랜드로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선 에스테틱 교육 및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 소향은 현장에서 직접 피부관리 기술을 재현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주영 소향 대표는 "중국 기업과 손잡은 이후 1년도 채 안돼 매출이 50배 신장하는 효과를 봤다"며 "사드 이슈에도 불구하고 박람회 현장에서 중국 내 매장 개설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드 이슈로 한국 화장품기업들의 중국 위생허가 승인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K-뷰티'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 내 생산, 또는 일부 지역에서 가능한 위생허가 등록제를 이용해 중국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려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기존에 받아놓은 위생허가들도 있지만, 품목을 추가하기 위해 상하이 지역에서 가능한 푸동 위생허가 등록제 활용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의 니즈를 반영해 현재 넥스트아이가 자회사 뉴앤뉴와 레드앤블루를 통해 상하이에서 위생허가 대행 사업을 시작했다. 이호영 뉴앤뉴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중국 위생허가 신청은 많지만, 그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해 이를 잘 모르는 기업들은 자칫하면 승인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푸동 위생허가 등록제를 활용하면 기존 위생허가제를 통해 승인을 받을 때(통상 6개월 소요)보다 3개월 정도의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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