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8000억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2대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수장이 미국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투광사오(屠光紹) CIC 총경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국부펀드를 통해 향후 몇 년 동안 미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기(significantly increase)'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마라라고 회담' 이후 양국 무역 및 투자 관계가 재설정 단계에 있는 만큼 이에 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투 총경리는 "중국 기업이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상호 신뢰를 쌓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총 운용 자산의 20% 상당인 2000억달러를 해외 자산으로 보유 중인 CIC는 해외 대표 본부를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옮겼다. 투 총경리는 "CIC는 미국의 투자 환경이 좋지 않다는 판단 아래 거점을 두는 것을 꺼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여태껏 미국에서 상징적인 직접 투자를 단행한 적이 없었을 정도로 규제 장벽이 지나치게 높았다"고 토로했다. CIC의 본부 이전은 기존의 에너지·자원 분야 위주의 투자 전략을 벗어나겠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투 총경리는 "앞으로 미국의 고속도로나 철로 건설과 고부가가치 제조업 프로젝트 투자에 눈을 돌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면서 "CIC가 미국의 인프라 및 제조업 분야의 안정적인 자금 공급원이 될 수 있으며 미국 기업도 중국시장에서 외연을 넓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해외 자본 유출 통제와 관련해선 "CIC의 임무는 해외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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