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 27일 오후 노량진역 1번 출구 앞서 정책제안서 발표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고시 폐지 웬 말이냐. 공채 축소 반대한다."
사법시험, 행정고시, 7·9급 공무원시험 등 각종 시험의 수험생들이 모여 만든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는 27일 오후 12시30분 서울지하철 노량진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험생 정책제안서를 발표했다.
정책제안서를 발표하기 전 안진섭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 의장은 "노량진이라는 곳은 많은 청년들이 꿈을 위해 찾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다"라며 "이곳에서 저희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에 전달하기 위해 오늘 집회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책제안서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사법시험 존치법안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안 의장은 "국민의 85%가 지지하고 있는 사법시험 존치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공무원 채용 시 1차 절대평가, 2차 면접은 사실상 공채시험의 폐지와 다름없다"며 "이는 스펙과 배경을 통해 공직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다. 각 정당 당론으로 도입 불가 방침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면접이라는 게 면접관의 자의에 의해 그 사람의 능력이 쉽게 판단되는 문제가 있다"며 "우리의 땀을 한 순간에 짓밟으려고 하는 모습에 분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는 4~9급 경력직도 반대했다. 안 의장은 "경력직을 우대하는 선발이 이뤄지면 경력직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수험생들이 스펙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에서 스펙은 자본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 자본은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어떤 집안에서 성장해왔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사회적 계층의 대물림이 너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정책제안서에는 행정고시·경찰간부시험·입법고시 등 각종 공채시험 폐지 반대, 임용고시 채점기준표 공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정책제안서를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안 의장은 "현재 각 대선캠프에 접촉을 시도하는 중이다"라고 얘기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24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옥산휴게소 화장실에서 목을 매 세상을 떠난 공시생을 추모하기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안 의장은 "그 공시생과 꿈을 위해 같이 달려가고 있던 입장에서 그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위로의 마음을 표하고 싶었다"며 "꿈을 이룬 자에게 박수 치는 것도 좋지만 꿈을 위해 용기 있게 나아가는 이들도 박수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로스쿨x금수저'라는 명찰을 단 이가 '사법시험', '행정고시', '경찰간부', '각종 공채'라고 쓰인 도미노를 발로 쓰러뜨리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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