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가뜩이나 꼬여가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정치권 공세와 지역 반발, 상표권 사용, 방산부문 매각에 대한 정부의 판단 등이 얽히며 복잡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달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중국 더블스타와 24일부터 매각 마무리를 위한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은 오는 9월23일전에 상표권 사용, 채무 만기 연장, 정부 인허가 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 3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더블스타는 잔금을 치르고 주식매매계약은 최종적으로 종결된다. 더블스타가 계약금을 보증서로 갈음했기 때문에 인수대금인 9550억원을 완납해야 한다.
더블스타가 써낸 약 9550억원 매입가에는 금호 상표권이 포함돼 있지만, 이 상표권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의 동의 없이는 상표권을 사용하기 힘들다.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상표권 사용 결정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대표이사인 박 회장에게 위임한다고 결의했다.
이는 지난해 9월 금호 상표권을 5년간 연장한다는 이사회 결의를 사실상 뒤엎는 결정으로, 상표권을 앞세운 박 회장측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매각 작업은 꼬일 수밖에 없다.
우리 군에 전투기ㆍ트럭 등 군용 타이어를 납품하는 금호타이어가 방산업체로 지정돼 있다는 점도 매각 장애요인이다. 방산업체 매각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호타이어의 방산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0.25%(지난해말 기준)에 불과하지만 해외업체로의 매각에 따른 군 기밀 유출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금호타이어 실적이 낙관적이지 않은 만큼 매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2012년 375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뒤 2013년 3459억원, 2014년 3584억원, 2015년 1360억원, 2016년 1201억원으로 4년째 내리막길이다.
특히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의 재생고무 사용에 따른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이후 수년째 중국 법인의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남경에 있는 금호타이어 공장 1곳은 누적손실로 수년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 주가도 2012년 1만6350원 대비 8320원으로 49% 급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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