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부사장·자문 로펌 등 10명 입국
금호 상표권 등 협상 마무리 박차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 더블스타가 내주 금호타이어 매매계약 마무리 협상을 위해 방한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서 더블스타가 채권단과의 협상 마무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지난달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더블스타가 협상단을 꾸려 오는 25~26일께 방한할 예정이다. 협상단은 부사장, 재무책임자 등 더블스타 핵심 임원과 자문 로펌 등 10명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은 인수 주간사인 삼성증권 인수합병(M&A)팀이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더블스타는 물밑에서 작업을 해왔지만,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포기를 계기로 더블스타 쪽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권에서 기술유출형 인수합병과 고용승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관련해서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는 것을 더블스타 측에서도 주의깊게 지켜봐 온 것으로 안다"면서 "더블스타가 인수 의지가 큰 만큼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금호' 상표권 사용, 채권 만기 연장, 정부 인허가 등의 매각 선결 요건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당장 오는 6월말 만기가 돌아오는 약 1조6000억원의 채권액에 대한 만기 연장이 발등의 불이다.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액의 0.25%(지난해 기준)를 구성하고 있는 방산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도 넘어야 할 산이다.
양측이 매각 절차를 완료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5개월이다. 오는 9월23일까지 이 3가지 선결 요건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약정에 따라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의 효력은 부활한다. 컨소시엄 허용을 놓고 산업은행과 전면전을 벌여 온 박 회장 측은 우선매수권과 법적소송 포기 선언을 끝으로 당분간 특별한 입장발표 없이 추세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상표권과 여론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 더블스타가 써낸 9550억원 매입가에는 금호 상표권이 포함돼 있지만, 이 상표권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의 동의 없이는 상표권을 사용하기 힘들다. 또 기술유출형 인수합병과 직원들의 고용 불안 등을 우려하는 정치권과 지역 반발 여론도 박 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하려는 금호타이어 주식은 6636만여주(지분율 42.01%)로 9549억8100만원어치다. 더블스타는 시가총액 49억7100만위안(약 8226억원), 글로벌 순위 34위의 타이어 제조업체로 중국 칭다오에 소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8억1200만위안(약 7958억원), 순이익 1억1000만위안(약 18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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