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미국과 북한이 이달 중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4월 위기설'을 놓고 중국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해법의 결론을 내린 것 같다며 중국도 대북 제재 수위를 강력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이후 기존 북한을 옹호하던 모습은 싹 사라진 반면 오히려 대북 원유 공급 중단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2일자 사평에서 "2006년 북한의 첫 핵 실험 이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이처럼 컸던 적은 없다"며 북핵 위기가 최후의 결전 상황에 다다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최대 명절이자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인 태양절(15일)과 인민군 창건일(25일) 등 기념일을 맞아 6차 핵 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시 미국이 즉각적이면서 최고 수준의 군사 대응에 나설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의 군사 조치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이유로는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마친 뒤 한껏 고무돼 있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찬사를 듣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독자 행동'을 공표했다는 점을 꼽았다.
환구시보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핵을 둘러싼 논의가 깊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해법이 없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한다는 '4월 북폭설' 등 위기감이 고조되자 중국에서는 정부가 북한의 핵 개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북한의 생명줄'과 같은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대북 압박 메시지가 나온다.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이런 도박이 효과를 내기를 바라지만 모든 징후가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실수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환구시보는 우려했다. 미국을 겨냥해서도 '독자적인 행동'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결코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핵 6자 회담 등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조선·한국연구센터 주임은 "북한은 이달 중 기념일을 맞아 외국인을 대거 초대하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특별한 순간에 이들을 인질로 삼는다면 국가 이미지는 퇴색할 것"이라며 6차 핵실험 가능성을 낮게 봤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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