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40%, "면접 때 사상검증 당했다"

구직자 40%가 정치 성향 관련 질문 받아… 1위는 "지난 투표에 누구 뽑았나?"
정치성향 질문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공공기관 순으로 많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구직자 10명 중 4명은 면접에서 정치 성향 질문을 받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구직경험이 있는 회원 346명을 대상으로 '면접 중 정치성향검증 질문 경험'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전체 응답자 중 41%가 최근 1년간 치른 면접에서 정치성향을 묻거나 유사한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으로는 '지난 투표시 지지후보(28%)'였다. 이어 ▲정치성향(26%) ▲지지정당(9%) ▲최근 정치현안(9%) ▲출신지역 관련 질문(5%) 등이었다.

실제 구직자들은 '대통령 담화문 발표', '촛불집회', '국정교과서', '남북전쟁', '밀양송전탑', '위안부 합의'등 정치적 사안에 대해 질문받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질문에도 구직자들은 불편함을 감춰야 했다. 절반 이상(57%)의 구직자가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불쾌한 마음을 숨겼다'고 대답했다. 이어 ▲'일단 면접을 마무리한 뒤 게시판, 취업커뮤니티 등에 털어놓음(11%)', ▲'노코멘트라고 밝힘(8%)'이라는 의견이 조사됐다. '면접장을 박차고 나왔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되물었다'라고 답한 이들은 각각 8%에 불과했다.

응답자 대다수(70%)는 해당 기업에 대해 지원의사가 바뀌거나 최종 합격하면 입사여부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이들 기업에 지원한 구직자의 62%는 정치 성향 답변이 최종합격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구직자들은 10명 중 7명(69%)꼴로 '정치적인 질문은 의도가 무엇이든 반대'라며 반대했다. 정치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중소기업(36%)이었다. 이어 중견기업(32%), 대기업(19%), 공공기관(10%) 순이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정치 성향 검증은 직무와 상관없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