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여자 초등생 유괴·살해…용의자는 이웃 사는 10대 소녀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에서 8살 여자 초등학생이 유괴된 후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이웃에 사는 10대 청소년인 A양(17)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전날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휴대전화를 빌려주겠다며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던 B양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B양 부모는 딸이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자 이날 오후 4시 24분께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B양은 낮 12시 44분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 "엄마한테 연락해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써야겠다"는 말을 하고 사라진 뒤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받고 공원 인근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용의자인 A양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특정하고, A양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 아파트 내 30여 가구를 탐문 수사해 오후 10시 35분께 집 주변에서 A양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양을 체포하기 5분 전 이 아파트 옥상에서 숨져 있던 B양을 발견했다.
B양의 시신은 발견 당시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아파트 옥상 내 물탱크로 추정되는 별도의 건물 위에 놓여 있었다. 시신 일부는 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흉기를 그의 집 안에서 확보하고 시신 발견 장소를 통제한 뒤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 조사결과 A양과 B양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사는 이웃이었다. A양은 10대 미성년자이지만 학교에는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경찰에 체포된 뒤 범행 동기 등을 진술하지 않고 있으며 그의 부모도 변호사를 선임한 후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일단 미성년 피의자인 점을 고려해 유치장에서 잠을 재운 뒤 오늘 오전부터 다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