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中채권시장 열리나…홍콩과 교차 거래 검토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세계 3위 채권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이 연내 홍콩과 채권 교차 거래를 허용하면서 개방의 문호를 넓힐 전망이다.

리커창(李克强) 중국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홍콩과 거래할 수 있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가 공개 자리에서 처음 공표한 것으로, 세부 사항은 알리지 않았으나 큰 변수가 없는 한 연내 시행이 유력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총 9조달러(약 1183조5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채권시장에 외국인이 홍콩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의미다. 그동안은 중국 채권 매매를 위해서는 중앙은행 등 감독 당국에 등록을 하고 정부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거쳐야만 가능했다.

이른바 '채권통(債券通)'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기존의 홍콩 계좌로 본토 채권을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2014년과 지난해 각각 허용한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거래),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 거래)과 유사한 조치다.

상하이 소재 한 리서치 회사의 애널리스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역내 채권 거래 장벽은 높고 절차도 복잡하다"면서 "본토와 홍콩 채권 교차 거래가 허용되면 각종 중간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시아 담당 채권 전략부장인 프랜스시 청은 "대체로 개인 투자자를 위한 채널이 될 것"이라며 "추가로 채널이 마련된 것은 본토 채권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는 감소세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자가 보유한 중국 채권 비중은 1.4%에서 1년 사이 1.3%로 줄었다. WSJ은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이번 조치가 자본 흐름을 통제하기 위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국채지수 편입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이 글로벌국채지수에 자국 채권이 채택되기를 바라며 내놓은 정책일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