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감독 홍상수(57)씨와 배우 김민희(35) 씨가 국내 언론 앞에서 연인 관계를 인정했다.
홍상수 씨는 1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물음에 "사랑하는 사이다.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언론 보도에 대해 얘기하지 않은 건 개인적인 일이라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다 아시는 것처럼 얘기하셔서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홍 씨와 김민희 씨는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년)'을 발표하면서부터 불륜설에 휩싸였다. 자신의 열아홉 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가 오는 23일 국내에서 개봉해 이날 뒤늦게 입을 열었다. 홍 씨는 "그간 나온 보도들 때문에 생활하는데 불편한 게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니까 기자들을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나왔다. 개인적인 부분은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옆에 앉은 김민희 씨도 "저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서로를) 믿고 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있다. 저희에게 다가올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녀는 이번 영화로 지난달 18일 끝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무대에서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베를린영화제 때와 같이 오른손 약지에 커플링을 끼고 나왔다. 세간의 부정적 반응에 개의치 않는 것은 아니었다. 홍상수 씨는 "실시간 검색도 많이 찾아봤는데,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서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태도와 의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제가 동의할 수 없어도 구체적으로 저에게 피해를 주지 않거나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싫더라도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남들에게 똑같이 그런 대우를 받고 싶다"고 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 영희가 독일 함부르크 여행에서 돌아와 강릉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을 그렸다. 영희의 움직임을 쫓으며 그녀의 내적 갈등을 담는데 주력한다. 홍상수 씨는 이번 작품이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냐는 질문에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해석이 다 들어가기 마련이며, 끝까지 자전적인 작업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이는 디테일 때문에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서 그렇게 오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오해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희 씨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영화로만 관심과 집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이 많았는데, 좋은 평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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