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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변동성에 '핫머니' 몰리는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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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무위험 재정거래 노리는 수요 늘어
아시아권 자금 국내채권시장 유입…주식엔 美투자자 몰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단기로 치고 빠지는 '핫머니'가 국내 금융시장에 몰리고 있다. 원화가 각종 대내외 이슈로 요동치면서 손쉽게 환차익을 올리려는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신흥국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역시 채권시장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주식시장에서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미국발(發)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외국인이 상장채권에 5조1860억원을 순투자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금액이다. 투자를 주도한 건 2조1000억원에 이르는 아시아권이다. 아시아권은 올해 1월 1조원을 순투자하면서 국내 채권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아시아자금은 대표적인 '핫머니'로 분류된다. 금감원이 국가별 채권매매 현황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환차익을 노린 무위험 재정거래요인이 최근 채권시장의 자금 유입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채권을 사기 위해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다. 지난달 외국인들이 투자한 채권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국채 3조원, 통안채가 2조1000억원에 이른다. 잔존만기별로는 1년 미만이 2조2000억원, 1∼5년이 2조원이다. 5년이상은 1조원에 그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중앙은행이 원화 채권 비중을 높은 영향이 있다"며 "연초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에 채권가격 상승을 노린 것과 함께 원화 변동성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미국발(發) 자금이 눈에 띄게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조3000억원을 순매수한 미국 투자자들은 1월 1조4000억원, 2월 2조1000억원으로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주식보유고가 최초로 500조원을 넘어선 것 역시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시장에서는 지난 1월부터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시각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최근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흐름과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채권에서 머물던 자금이 주식으로 옮겨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국내 대기업의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투자를 늘려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수출 증가세가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으로 쏠리고 있는데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주식투자 역시 우리 시장 전체 보다는 일부 대형주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데 우려가 섞여 있다. 더불어 가계부채 규모나 한계가구, 자영업자의 여신 문제가 불거질 경우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4월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와 각종 대외 이슈가 남아 있지만 과거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계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해 외인자금이 빠져나가게 될 경우는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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