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STOOCOM 오효진 기자] 일제강점기 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시마섬(군함도) 이야기는 예능과 방송을 통해 수차례 노출 됐음에도 불구 아직까지는 낯설기만 한 역사의 한 페이지다. 그렇게 아프기만 했던 역사를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재현,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군함도’ 메가폰을 잡은 류승완은 다수 작품을 성공시키며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쏠린 지난해 오락성 배제된 한국인들이 가장 아파하는 역사인 일제강점기시기를 담은 영화를 택했다. 여기에 드라마 ‘태양의후예’로 아시아 전역 여심을 술렁이게 만든 송중기, 연기파배우 황정민, 소지섭, 이정연 등이 합세하며 초호화 캐스팅을 완성했다.
이 때문일지 모르지만 ‘군함도’는 제작이 알려진 시기부터 현재까지 영화 팬들이 개봉을 기다려온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한국 영화팬들의 기대와 달리 일본은 ‘군함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지난 8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영화 ‘군함도’와 아동용 그림책이 역사를 날조하고 있다”며 한국계 일본인 정대균 수도대학도쿄명예교수 말을 인용해 일본의 탄광에 조선인 소년 광부등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군함도로 알려진 하시마섬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것을 한국이 반대했고 영화 ‘군함도’가 그 운동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일본의 적반하장에 하시마섬 거주민과 류승완 감독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렇게 일본이 냉랭하다 못해 허위사실 가득한 보도를 줄 잇고 있는 사이, 사드배치 결정 후 차가워진 중국은 ‘군함도’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 일본인들에 대한 태도는 우리가 일본에 갖는 반감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항일정서’(난징대학살, 일본군위안부, 731부대 인체실험 등으로 일본에게 가족을 잃었던 가슴 아픈 과거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때문. 이에 중국은 매년 ‘항일정서’와 그 당시 시대상을 담은 드라마 및 영화를 쏟아내며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한 역사를 바라보는 일본과 중국의 극명한 온도차는 문화계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에겐 아픔으로 자리한 역사가 일본에게는 감춰야 하는 반면 중국에게는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된 것이다.
실제로 ‘명량’, ‘암살’ 등 일본에게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 작품이 중국 내 폭발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군함도’ 역시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군함도’는 지난해 6월 진행된 ‘CJ E&M 한중합작영화 라인업 발표회’를 통해 한중 동시 개봉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군함도’ 개봉은 수개월이 남아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연기파 배우들이 입에도 담지 못했던 역사의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수개월의 인고 시간을 거치며 탄생시킨 작품,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담은 ‘군함도’ 속 이야기가 기대가 되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STOOCOM 오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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