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연구소 연구실험 결과 결과 자료
연천지역 발생 바이러스 다른 A형 백신과 非매칭
백신 3건 중 1건 효력없는데 정부서 확대 해석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효력이 있다고 밝혔던 구제역 백신에 대한 검사 결과가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아시아경제가 세계동물보건기구 구제역 표준연구소인 퍼브라이트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는 혈청형 검사 결과 'A ASIA Sea-97'타입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내에서 접종하고 있는 백신 'A22 IRQ'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퍼브라이트연구소 실험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정부의 설명이나 믿음과 달랐다. 퍼브라이트연구소는 지난해 'A ASIA Sea-97'타입 구제역 백신 실험을 3차례 실시했다.
2014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A형 1건과 태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A형 2건 등 실험을 했는데 그중에 'A22 IRQ'백신과 단 2건(말레이시아·태국)만 매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3건의 실험 가운데 1건은 효력이 없다고 나타난 것이다.
특히 릫A ASIA Sea-97릮 타입은 주로 다른 A형 백신인 'A Iran-05' 'A TUR 20 2006'과도 매칭이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제역백신연구센터에 확인해 본 결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구제역 백신 효과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농식품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6일 세계표준연구소의 보고서를 참고해 백신연구센터에서 추정 및 예측한 결과물에 따라 발표를 했을 뿐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고 작성된 보고서는 아니라고 밝혔다.
구제역은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 혈청형으로 유형이 구분되며 각각의 혈청형은 유전자 특성에 따라 최대 80여가지의 하위 유형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건 7년 만이다.
또 구제역은 바이러스 특성상 유전자 변이가 심해 100% 일치하는 사례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상동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고 유전자 특성과 백신 종류 등을 결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의전문가는 “3건의 실험 결과 2건에서 효력이 나타난 것은 맞지만 효력이 나타나지 않은 결과를 무시한 결과”라며 “최악의 결과를 가정해 보면 정부가 처방하고 있는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백신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