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장기업 하만, 17일 임시주총 열어 삼성과 인수합병건 처리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될 예정인 가운데 불과 5일 후에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삼성전자와의 인수합병(M&A) 건을 처리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오는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임시 주총의 안건은 삼성전자와의 인수합병 건을 비롯한 총 4건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신성장 분야인 전상 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하만을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112달러이며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의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강화할 계획이었다. 삼성전자는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상 사업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전장사업 시장은 지난해 450억 달러에서 2025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열릴 하만의 주총은 삼성의 하만 인수를 위한 1차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일부 주주들이 하만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 2.3%를 보유한 애틀랜틱 투자운용은 작년 12월 "2015년 하만의 주가는 145달러를 넘겼고 향후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지난달 초에는 소액주주들이 '추가제안금지' 조항과 과도한 위약수수료 등을 문제 삼아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이같이 중요한 시점에 이재용 부회장의 재소환 및 구속영장 재청구가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삼성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부 주주들의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출국금지 조치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그룹의 명운이 걸려 있지만 경영보다는 특검 조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하만 이사진에서 대응할 문제"라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만 인수와 관련해) 저희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미국 쪽에서 주주 행동 등의 결론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의 반발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이미 우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임지 주총의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하만 이사회와 합의한 인수가격(주당 112달러)은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28%, 30일간의 평균 종가보다 37%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합병안이 하만 주총에서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국가의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 승인을 거치고 나면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만은 인수후에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13일 특검에 출석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출석하는 것은 지난달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해 430여억원대 뇌물을 준 혐의의로 출석한지 약 한달만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후 15일경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에 대해 "일단 13일 조사해본뒤 판단할 것"이라며 "1차 수사 기간(이달 28일까지 등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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