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對美 무역수지 흑자 줄어 원화절상 약화될 것"
시장선 "단기적 변동성 축소구간 들어설 것" 분석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정했지만 향후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향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화 절상 압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는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확대 등 대미 무역수지 흑자 축소로 원화가치 상승압력이 약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HSBC는 미 달러화 약세로 한국과 대만이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달 원화는 달러화 대비 3.8% 절상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장 정책과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초 1210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强)달러 우려' 발언과 '반(反) 이민 정책' 등으로 달러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6일에는 석 달 만에 113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 10일 트럼프가 감세 정책을 예고하면서 환율은 1150대로 회복됐다.
HSBC는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제품의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통화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IT제품이 총수출의 35%, 대만은 50%에 달한다. HSBC는 IT 수출 등이 반영되는 증시와 외환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국제수지는 원화가치와 각각 67%와 58%의 상관관계를 지녔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정부는 트럼프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시장 개입 대신 추세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대폭 늘려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일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그간 오르내림을 반복했던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4월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 등이 달러 강세를 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중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지수로 100포인트 수준에서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40원에서 1170원 수준으로 등락하면서 변동성 축소 구간에서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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