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가격 줄줄이 하락
송파 재건축 단지는 0.50% 올라
강남지역 상승세 주도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이 올 들어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에 발효된 '한파경고'를 나 홀로 피해갔다. 특히 최근 송파구의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이 0.50% 뛰어 관심을 끌고 있다. 유동자금이 부동산에서도 서울 강남, 그중에서도 송파 재건축 단지에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23일부터 2주째 동일한 하락세(0.01%)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0.01%에서 0.02%로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의 자치구인 강남 지역이 지난달 30일 기준 전주보다 0.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부동산"이라며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선 이 비중은 줄겠지만 강남, 특히 재건축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 매매가격 상승은 굵직한 정비사업을 대거 보유한 송파 재건축 단지가 주도했다.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 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부동산114의 주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송파구의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은 0.5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이 지역 일반 아파트 가격은 0.07% 떨어져 대비를 이뤘다. 송파구에서 정비사업을 앞둔 단지의 상승세가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이끈 셈이다.
최근 들어 송파구의 재건축ㆍ재개발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월엔 1507가구 규모의 신천동 진주아파트를 287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안과 미성ㆍ크로바아파트(1878가구) 사업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오는 4월에는 거여 2-2구역(1199가구)이 재개발을 통해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가 삼성역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리모델링하는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근 우성 1ㆍ2ㆍ3차와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큰 상황이다.
거래량도 나쁘지 않다. 올 1월 송파구에서 실제 신고 된 매매거래는 291건. 지난해 1월(324건)보다 10.2%(33건) 준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서울 전체 거래량이 4924건에서 4527건으로 16.6%(904건) 감소한 점을 고려한다면 선방했다는 게 시장 평가다.
관건은 정비사업 추진 속도다. 올해 안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야만 재건축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에 10~50% 누진 부과율을 적용해 부담금을 걷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부동산시장의 최대 관심지인 잠실주공 5단지의 50층 재건축에 잠정 보류 판정을 내렸다. 이 탓에 지난달 활기를 띠던 잠실주공5단지 거래도 주춤한 상황이다.
인근의 G공인중개사는 "5단지 정비계획변경안이 보류되자 당장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이 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당분간 거래가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각종 불확실성 탓에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 재건축단지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 센터장은 "강남 부동산에 대한 매수 심리가 지난해 말보다 개선된 것은 맞지만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상황으로 보긴 힘들다"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면 거래가 되고 이 탓에 가격이 오르면 다시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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