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과 김보경, 안시현 등 국내 훈련 선택, "대회 수 증가로 체력이 더 중요해"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여자선수들의 동계훈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강추위를 피해 미국과 호주,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따뜻한 곳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났다. 최근에는 그러나 한국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는 선수들이 급증하는 추이다. 대회 수가 늘어나면서 무엇보다 체력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김해림(28)과 김보경(31), 안시현(33), 윤채영(30), 정재은(28), 김다나(28) 등이 대표적인 '국내 훈련파'들이다.
KLPGA투어는 지난해 역대 최다인 33개, 총상금 212억원 규모로 치러졌다. 3월부터 12월 초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8월 둘째주 달콤한 휴가 전까지는 18주 연속 대회가 펼쳐져 쉴 틈이 없을 정도다. 겨울철 기초체력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풀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체력훈련의 경우 국내와 해외의 차이가 크지 않다. "굳이 외화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2승 챔프' 김해림은 벌써 4년째 국내 훈련을 고수하고 있다. "한동안 외국으로 열심히 다니면서 실전 라운드에 공을 들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며 "빡빡한 투어일정을 대비해 차분하게 체력을 키우는 게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 요즘에는 샷 훈련 역시 실내에서 충분히 가다듬을 수 있다. 구질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시뮬레이터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코스와 날씨 등 적응력에서도 유리하다. 외국 골프장의 잔디는 품종부터 다르다. 다양한 스킬을 연마해도 실전에서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날씨 역시 면역력을 키운 국내 훈련파 선수들이 낫다. 해외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보통 3~4월까지는 여전히 추운 날씨에 어려움을 겪는다. 효율성의 문제도 있다. 기온이 높은 해외훈련지는 부상에 대한 위험은 덜하지만 훈련에 대한 집중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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