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영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미국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영국 외무부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9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 측과 차기 미 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존슨 장관은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해 스티브 매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지명자 등과 만난다.
이번 존슨 장관의 미국 방문은 지난 5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미국 방문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양국 정상 회동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동을 통해 보리스 장관과 트럼프 당선인의 악연이 매듭을 풀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런던 경찰들은 급진주의자들로 인해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하고 있다"고 언급해 영국인들을 경악하게 했다. 존슨 장관도 이에 질세라 "트럼프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뉴욕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발끈한 바 있다.
보리스 장관의 미국 방문이 발표된 이날 가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발언 수위를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언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의 사적 관계가 양국의 공식적인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대선 이후 전화를 통해 '매우 긍정적이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담긴 테이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트럼프는 그 일에 대해 사과했다. 트럼프 개인의 특성으로 워싱턴과 런던의 관계가 규정되지는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메이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은 올봄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영국 BBC방송은 미영 정상회담이 이르면 내달 초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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