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2'의 넘버 1 경쟁에 '특급루키' 박성현의 입성, 박인비는 9월 에비앙서 '슈퍼슬램' 도전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에리야 쭈따누깐(태국) vs 리디아 고(뉴질랜드).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대 관심사는 여전히 '빅 2의 진검승부'다. 쭈따누깐이 세계랭킹 1위에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리디아 고가 수성에 나선 모양새다. 국내 팬들은 박성현(24)의 LPGA투어 입성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지구촌 골프역사상 최초의 '커리어 골든슬래머'에 등극한 박인비(29ㆍKB금융그룹)는 9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커리어 슈퍼슬램'이라는 또 다른 대기록에 도전한다.
▲ 쭈따누깐 "넘버 1이 보여"= 지난해 메이저 1승(브리시시여자오픈)을 포함해 시즌 5승으로 상금퀸은 물론 100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CME글로브레이스 1위, 올해의 선수 등을 모조리 석권해 '쭈따누깐 천하'를 개막했다. 무엇보다 2번 아이언으로 260야드를 날리는 장타력이 위력적이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됐던 퍼팅감이 살아나고 있고, 강력한 멘털을 가미해 '무결점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반면 불안한 요소가 많다는 게 고민이다. 지난해 4승을 수확했지만 하반기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무관으로 전락해 분위기부터 바꿔야 하는 처지다. 최근 스윙코치와 캐디, 클럽 등을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너무 성급하게 극약 처방을 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초반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곧바로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 박성현 "이미 적응했어"= 그야말로 '태풍의 눈'이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무려 7승을 쓸어 담아 '넘버 1'에 오르는 동시에 비회원 신분으로 LPGA투어에 7차례 등판해 68만2000달러의 상금을 벌어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ANA(공동 6위)와 US여자오픈(공동 3위), 에비앙챔피언십(공동 2위) 등 메이저에서 펄펄 날아 당장 우승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국 골프채널이 '2017년 지켜봐야 할 선수'로 선정하는 등 현지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건너가 집을 구입했고, 스윙코치와 트레이너, 캐디, 영어강사 등 일찌감치 전담팀을 완성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일단 "1승과 신인왕"이라는 소박한 목표를 소개했다. 오는 23일 LPGA투어 개막전 바하마클래식에 출격한다.
▲ 박인비 "이번에는 커리어 슈퍼슬램"= 손가락 부상에서 벗어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투어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메이저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메이저 7승, LPGA투어 최다 메이저 우승(패티 버그ㆍ15승)을 겨냥한 포석이다. 9월 에비앙챔피언십이 관전 포인트다. 서로 다른 5개 메이저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슈퍼슬램'의 마지막 퍼즐이다.
'신인왕' 전인지(23ㆍ하이트진로)가 선봉을 맡은 한국군단은 지난해 9승에 그친 열세를 극복하고, 시즌 최다승(15승)에 도전한다. 박성현의 가세로 전력이 한층 강화됐고, 3승 챔프 장하나(25ㆍ비씨카드)와 2승 챔프 김세영(24ㆍ미래에셋) 등이 중진들이 건재하다. 김효주(22) 역시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KLPGA투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으로 '우승하는 법'을 되찾았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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