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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식 번복' 황 총리, 박 대통령과 갈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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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식 번복' 황 총리, 박 대통령과 갈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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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이임식을 갖고 퇴임을 하려다 이를 번복하는 일이 벌어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황 총리 간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오전 9시30분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총리으로 지명하는 등 개각을 단행하자, 29분 뒤인 9시59분에 '황 총리가 오후 1시에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임식을 갖는다'는 내용의 문자를 기자단에 공지했다.

이후 총리실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신임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 국정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 "박 대통령이 식물대통령이 된 상황에서 총리마저 자리를 비워서 되겠느냐", "서둘러 총리직을 내놓는 이유가 뭐냐" 등 여러 의견과 추측이 나왔다.


총리실은 오전 11시20분 '금일 13시 예정된 황 총리 이임식은 취소됐다'는 문자를 다시 보냈다. 그러나 이임식이 취소된 배경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설명이 없었다. 이어 오전 11시41분 이임식 취소 이유과 관련해 '이번 사태와 관련 내각의 대표인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지고 오늘 이임을 하려 했으나,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일단 오늘 이임식을 취소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를 두고 황 총리가 박 대통령에 대해 일종의 항명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원칙과 형식을 중요시하고 말을 쉽게 번복하지 않는 황 총리가 후임 총리가 언제 취임할 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임식을 강행하려다 이를 취소한 것은 박 대통령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황 총리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자, 박 대통령과 개각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돈다. 개각 결정 과정에서 황 총리가 완전히 배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오후에 개각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청와대 일부의 생각으로만 받아들였지 실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며 "2일 아침에 개각 발표 이야기를 듣고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국회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개각을 단행하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내각을 이끌어온 황 총리 입장에서는 더욱 난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되자 황 총리는 '국무위원 간담회'와 '부총리협의회' 등을 통해 국정현안을 일일점검하면서 공직사회를 다독거려왔다. 야권에서 황 총리 책임론을 제기하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각 부처 현안을 묵묵하게 챙겨왔다.


황 총리의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황 총리가 박 대통령이 사교(邪敎) 연루 논란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을 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계에서는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내각을 대표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고 더 이상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퇴임하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황 총리는 이번 사태 직후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사퇴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이임식 일정을 발표한 후 여러 분들로부터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를 듣고 퇴임 시기를 늦춘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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