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청량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시장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4위인 기린과 손을 잡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양사는 빠르면 연내 자본업무 제휴계약을 체결하고 상호 지분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내 코카콜라 제품의 제조·판매를 담당하는 코카콜라 웨스트·이스트 재팬이 내년 4월 통합해 설립하는 새 회사와 기린이 수백억엔(약 수천억원) 규모를 출자한다. 코카콜라 그룹이 일본 내에서 동종업체와 본격 제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소매점이나 자동판매기에 제품을 공동 배송하는 등 물류면에서도 협력하고, 주스·커피 등의 원료나 페트병 등의 자재도 공동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현되면 연간 수십억엔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케팅 제휴가 향후 공동 제품 개발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사가 손을 잡은 이유는 고령화로 인해 일본 청량음료 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경쟁에 골몰하느라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제조업체들이 독자적 생존보다는 협력을 통한 생존에 나선 것이다. 음료시장 2위인 산토리가 지난해 일본담배산업(JT)의 자판기 부문을 인수하는 등 후발주자의 추격도 코카콜라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신문은 이번 제휴가 일본 청량음료 업계의 합종연횡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1년 삿포로 홀딩스가 음료업체인 포카 코퍼레이션을 자회사화했으며, 2012년에는 아사히그룹 홀딩스가 칼피스를 인수하는 등 수년 전부터 일본 음료 시장에는 합종연횡이 진행되어 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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