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매년 자살하고 인건비 빼앗기는' 카이스트 학생

윤종오 의원 "구시대적 교육 여전히 남아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카이스트(KAIST) 대학원생이 정당한 인건비를 받지 못하고 편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2명 정도의 카이스트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어 이애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이스트는 최근 6년 동안 총 10명의 학생이 자살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학업과 우울증 등으로 자살한 카이스트 학생 수가 연평균 2명으로 확인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윤종오 의원(무소속)은 "(자살자는)올해 7월 26세 박사과정 학생을 포함해 총 1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1년 4명의 학생이 잇따라 희생되면서 문제로 지적됐던 '징벌적 등록금 제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장학금 미수혜라는 형태로 평점 3.0에서 2.7로 학점기준이 하향되긴 했는데 여전히 261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혜택을 못 받는 등 과도한 학업경쟁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인건비 부당 지급문제도 지적됐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명과 올해 1명 등 교수 4명이 참여연구원 연구비 부당 관리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한국연구재단이 정한 인건비 하한선을 지키지 않기 위해 적용 예외요청서를 학생들에게 강제로 작성하게 한 사례도 발견됐다.

윤 의원은 그 구체적 증거로 영상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카이스트 대학원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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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인건비를 얼마정도 받고 있는지.
"월 40만원 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인건비에 대한 최하한선을 정하고 있는데.
"월 120만 원으로 알고 있다. 근로시간이 부족할 수 있는 서약서, 사유서를 사인이나 도장을 찍어 제출하면 최하한선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약서는 본인이 직접 쓰나?
"대부분 본인이 쓴다."

▲(불공정한)서약서를 왜 쓰는지.
"교수가 연구비가 부족하고 사정이 안 좋고 재료비가 많이 부족해 인건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우리들에게 요청한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서약서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인지.
"그런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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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이 같은 영상 인터뷰 자료를 공개하면서 "박사과정 대학원생의 경우 연구 인건비 최저 하한선인 120만 원을 훨씬 밑도는 40만 원을 받았다"며 "교수가 하한선을 지키지 않기 위해 적용 예외요청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함됐고 해당 대학원생은 주변에 대다수 학생들이 본인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도를 넘어선 경쟁과 차별로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구시대적 교육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정당한 연구 활동에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하는 것조차 막는 교수·학생의 수직적 대학원 구조를 뜯어 고치지 않는 이상 우리 과학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