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오더 승인..독일·스페인·네덜란드 등에도 내주 초부터 신청
"자금지원, 한진·채권단과 적극 협력"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한진해운이 미국에서 자산 압류 우려 없이 선박을 대고 화물을 내릴 수 있게 됨에 따라 우리 정부 움직임에도 활력이 붙었다.
정부 합동대책 태스크포스(TF)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어 "미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8~9시(한국 시간 11일 0∼1시)부터 롱비치 항만 인근에 대기 중인 한진 그리스호에 대한 하역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법원이 한진해운의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임시보호명령)' 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뉴저지 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의 존 셔우드 판사는 9일(현지시간) 한진해운이 채권자로부터 자산 압류를 막아달라며 제기한 스테이오더 신청을 승인했다.
그리스호 외에 보스턴호, 정일호, 그디니아호 등 나머지 한진해운 선박도 순차적으로 롱비치 터미널에 입항해 하역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의 스테이오더 신청을 승인한 국가는 현재 미국, 일본, 영국 등 3곳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스테이오더가 잠정 발효됐으며 다음 주 중 최종 승인이 날 예정이다. 정부는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 한진해운의 다른 주요 거래국에도 다음 주 초부터 신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태 해결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나, 이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씩 잡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테이오더가 발효된 항만에서 필요한 화물 하역 자금과 관련, 정부는 "한진해운 대주주가 하역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법원, 관계 부처와 함께 한진해운, 한진그룹, 채권단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진해운을 이용하던 대기화물의 운송 지원을 위한 대체선박 투입도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현재 현대상선이 미주 노선에 4척을 투입했고 다른 국적선사가 베트남에 1척, 필리핀 마닐라에 1척을 지원한 상태다. 정부는 "유럽 노선은 다음 주 중 현대상선이 대체선박 9척을, 동남아 항로에는 다른 국적선사가 추가로 9척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총 97척 중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총 20척이다. 국내 항만에 10척, 중국·베트남·중동 등 해외 항만에 10척이 하역을 마쳤다. 나머지 선박 77척은 부산(광양) 36척, 싱가포르 21척, 미국 롱비치 5척·시애틀 3척·뉴욕 3척, 독일 함부르크 3척, 스페인 알헤시라스 5척, 멕시코 만젤리노 1척 등 거점항만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 여기서 국내 항만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할 36척을 제외하면 선적화물의 하역 정상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컨테이너 선박은 총 41척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 합동대책 TF 팀장인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수출입 물동량을 원활히 처리해야 하는 측면과 가능한 한 국적선사가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해야 하는 측면을 모두 고려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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