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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로 돌변한 '자산'…엄격해진 감사에 수주기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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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법인세 자산 대거 손실처리…불황 반영한 비용 재산정 요구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대우조선해양 부실 회계 사태를 계기로 회계법인들이 기업들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지정 감사를 맡고 대우조선해양의 이연법인세 자산의 상당 부분을 손실 처리했다. 삼일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감사의견도 '한정'을 제시했다. 한정의견은 감사인의 감사범위가 제약을 받거나 재무제표 표시가 부적정한 경우를 비롯해 비정상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제시된다.

이 같은 강력해진 잣대에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기준 1조521억원 규모였던 이연법인세 자산은 6개월 만에 3658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2분기 기준 당기 순손실 규모는 1조18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삼일이 지난해 말까지 자산으로 인식했던 1조원 이상의 이연법인세 자산을 대폭 줄이고 비용으로 처리한 결과다.


이연법인세는 회계상 법인세와 세법상 법인세가 서로 다를 때 그 차이를 이월해 연기한 법인세를 의미한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의 원인이 된 이연법인세 자산은 회계상 법인세보다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세법상 법인세가 많은 경우 발생한다. 반대로 법인세 비용이 실제 부담액보다 적으면 이연법인세 부채로 계상된다. 기업은 이연법인세 항목을 활용해 실적이 좋은 시기에 법인세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경우 재무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

삼일이 이 같은 이연법인세 자산을 한꺼번에 비용처리하면서 19조원을 웃돌았던 총 자산은 17조2800억원 수준으로 약 10% 급감했다. 대신 자본 결손금은 지난해 말 1조417억원에서 올해 반기 기준 2조2223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연한 법인세를 낼 수 없을 만큼 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연법인세 자산이 줄어든 경우는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다. 삼일이 감사를 맡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이연법인세 자산을 지난해 말 1조3501억원에서 7907억원으로 약 5500억원 줄였다. 현대중공업의 이연법인세 비용 항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 2459억원 수익에서 올해 반기 기준 5771억원 비용으로 바뀌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말 7300억원 규모의 이연법인세 자산이 올해 반기 기준으로 5079억원으로 22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한진중공업의 감사를 맡은 딜로이트 안진 역시 선박 건조비용을 늘리고 채권 회수 가능성을 낮췄다. 이에 한진중공업은 반기 실적 감사 과정에서 약 1900억원의 손상차손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2014년과 2015년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올해부터 외부 감사를 맡은 안진이 업황을 반영해 선박대금 회수가능성과 선박 건조비용 등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후 회사가 뒤늦게 내놓은 조치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시장가치가 급락해 미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이 차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업체에 대한 회계법인의 보수적인 감사가 잇따르면서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업계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들 업종은 조선, 해운과 함께 5대 취약업종에 속해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지난해 39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제재를 받은 대우건설 사례가 있었던 만큼 가시방석이다.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잠재된 회계부실을 털고 위험을 줄인다는 취지로 미청구 공사금액을 비롯해 비금융자산 공정가치 등을 보수적으로 재평가하는 경우 자산가치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조선업종에 비해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다른 취약업종은 관심에서 빗겨나 있지만 이들 업종에 대해서도 보다 강화된 외부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지금까지는 보기 어려웠던 외부감사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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