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시중은행들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에 대비해 자산 건전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그간 미국 금리정책 향방의 불확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등 주요국의 상황 변화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국내은행의 경우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기업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대출자산의 건전성과 자본의 적정성을 유지하는 데 한층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 한은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컨퍼런스를 언급하며 "이런 불확실성 하에서 소규모 개방경제국가들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 비슷한 환경에 처한 중앙은행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기 위함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총재는 "참석자 대부분이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단기적인 경기대응 정책도 필요하지만 대외부채 관리, 외환보유액 확충 등을 통해 대외건전성을 높이고 구조개혁 추진으로 경제체질을 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협의회에서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반 비용절감 등을 통해 경영합리화 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또 참석자들은 올해 상반기 중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정부·감독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 자체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최근 중소기업의 업황 부진 지속 등 기업대출의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은행들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경영컨설팅을 통해 중소기업의 사업 합리화 등 원활한 구조조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
아울러 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최근 사이버 공격이 운영리스크의 핵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사이버복원력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더욱 힘쓰기로 했다. 한은도 국제기준을 기반으로 금융권 전산보안 강화 노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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