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오븐마루치킨 연구개발팀장
10년간 치킨요리에 빠져…'오!빠네베이크' 개발, 트렌드 좇기보다 장수메뉴 만드는 게 중요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의 트렌드에 민감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유행만 따르면 안된다고 봅니다. 내 가족에게 내놓지 못할 음식은 만들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다시 찾고 싶은 '장수메뉴'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죠."
최근 국내 치킨업계에 '매운맛' 열풍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성규 오븐마루치킨 연구개발(R&D)팀장은 "매운맛 치킨이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남들이 한다고 어설프게 따라하는 것보다는 차별화를 내세워 장수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팀장은 외식업계서 17년간 일하는 동안 10년을 치킨요리에 빠져 살았다. 2014년부터는 오븐마루치킨 연구개발팀에 근무, 지금까지 축적해온 외식메뉴 개발 노하우를 '퓨전메뉴'로 푸는 데 주력했다. 그가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메뉴가 바로 오븐치킨마루의 대표메뉴인 '오!빠네베이크'다. 순살베이크치킨과 치즈가 담긴 빠네빵, 커리크림소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퓨전스타일 치킨이다.
이 팀장은 "오!빠네베이크는 파스타 분야에서 7년 일할 때 만들어 낸 김치치즈도리아, 누룽지파스타 등의 장점과 치킨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만든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이 개발한 메뉴들을 보면 기본 메뉴에 '이것이 과연 어울릴까' 하는 독특한 재료를 접목시킨 메뉴들이 많다. 오!빠네베이크는 처음에 치즈만 활용해 메뉴개발을 하려 했지만, 빨리 굳어지는 치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퐁듀스타일로 만들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바로 빠네파스타다. 까르보나라 를 빠네빵 속에 넣어 먹는 빠네파스타의 조합을 치킨과 활용해 만들어낸 것. 오븐마루치킨이 여름 시즌을 겨냥해 지난해 처음 출시한 '마루물뱅이'도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마루물뱅이는 골뱅이와 함께 각종 야채, 소면을 시원한 동치미 육수에 말아 먹는 메뉴로 골뱅이무침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마치 물회에 골뱅이와 소면을 넣어먹는 것 같은 독특한 메뉴로 '골뱅이=소주안주'라는 공식을 깨고 치킨ㆍ맥주와 함께 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처음 출시됐을 때에는 계절 한정 메뉴로 내놨었지만,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올해부터는 상시 메뉴로 다시 메뉴판에 올렸다.
이같은 톡톡 튀는 메뉴개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올까. 이 팀장은 '경험'에서 찾았다. 하루에 여덟끼씩 먹고 매년 사비를 털어 해외로 맛집탐방을 다니는 그는 "독창적인 메뉴로 최상을 맛을 전달하는 메뉴를 찾고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업종의 특성상 단순화ㆍ대량화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다. 그래서 이 팀장은 가능한 품을 더 들인다. 음식은 '정성'이라는 고집 때문이다. 이 팀장은 "다른 메뉴에 비해 조리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지만 옛말에 '음식은 시장이 반이요, 정성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며 "정성이 많이 들어간 메뉴는 소비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단명하는 트렌드 메뉴보다는 정성 어린 차별화 메뉴에 더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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