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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뜯어보기] '스누피 펀치·악마의 우유' 생체실험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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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종이컵에 두잔째 마시자 '두근두근'
카페인에 약한 기자는 실험 포기
용량 따지면 '레드불 4배'는 아냐
카페인 함량도 높지만 칼로리도 '뜨악'

[신상 뜯어보기] '스누피 펀치·악마의 우유' 생체실험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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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연하게요. 보리차처럼, 이렇게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해서 주세요."

커피를 주문할 때마다 하는 말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하루 1잔을 초과해 마시면 심장이 뛰고 손이 떨릴 만큼 카페인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술보다 못 마시는 게 커피다.


그런 기자에게 치명적인 제품이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제품 '더 진한 커피 담은 커피우유'다. 일명 '악마의 우유', '스누피의 도넛 펀치'라고 불린다. 가격은 1500원.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은 배경은 '카페인'에 있다. 500㎖ 용량에 237㎎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정신 차리게 하는 음료'로 유명한 레드불(250㎖)의 카페인 함량이 62.5㎎임을 감안하면 깜짝 놀랄 만한 숫자다. 스누피의 발 밑에는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에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문구까지 있다.


그 중 '민감자'에 해당하는 기자는 생체실험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종이컵 한 잔(200㎖)을 가득 따라 마셨다. 맛은 기존의 커피우유보다 훨씬 달고, 커피맛도 진하다. 솔직히 말해 그리 특별할 것은 없다. 두번째 잔을 따라 한모금 더 마신 뒤 평소대로 업무를 했다. 20분쯤 지났을까. 약간의 흥분감과 함께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본인의 성향을 잊은 채 커피 두잔과 홍차 한 잔을 마셨다가 조퇴한 전력이 있는 기자는 실험을 중단했다.


같은 용량을 기준으로도 레드불보다 카페인양이 많은 건 사실이다. 레드불이 100㎖당 25mg, 더진한 커피우유가 47.4mg이다. 인터넷에서 알려진 것 처럼 '4배' 까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카페인이 더 많이 함유된 음료도 많다. 100㎖를 기준으로 UCC 블렌디드 커피가 85.9mg, 조지아 다크블렌드가 70.4mg, 드롭탑 아침에 커피가 70mg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지옥의 커피' 쯤 되겠다. 이들 역시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이유는 고카페인 스팩과 대조적으로 패키지가 귀엽기 때문인 듯 하다. 귀여운 스누피가 졸린눈을 하고 한 손에는 도넛, 한 손에는 우유를 들고 입맛을 다시고 있다. 어린이 음료나 일반 우유 제품을 연상케 한다. "우유와 도넛이 행복이지(Happiness is milk and donut)." 스누피의 웃는 얼굴 위에 쓰여진 문구는 이제보니 복선이었다. 커피 얘기는 없다.


결론을 말하자면, 500㎖를 다 마시지는 말자. 제품 설명에도 '가족, 친구들과 나눠드세요~'라고 친절히 써 있다. 카페인만이 문제가 아니다. 한 팩의 열량은 315㎉. 흰 쌀밥 한공기보다 높다. 잠은 자기 싫고, 살은 찌고 싶다면 추천 별 다섯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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