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보헤미안 발목 셔링삭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양말이란 존재, 참 어렵다. 경험은 쌓으면 배가 된다는데 35년간 이어진 양말과의 궁합은 10점도 안된다. 차라리 교복을 입었던 중ㆍ고등학교 시절이 좋았다. 운동화에는 흰양말, 구두에는 검정양말을 신으면 자신감이 넘쳤다. 사실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패션에서 양말의 중요도는 낮았다. 롱다리처럼 보이고 싶어 높은 구두를 주로 신었고, 바지를 접어 입으면 '패션 테러리스트'로 불리기도 했기 때문에 양말은 바지 밑에 항상 숨겨져 있었다. 양말은 '패션'보다는 '기능' 측면에서 활용도가 더 높았다.
30대로 접어들자 패셔니스타들, 일명 '패피'들이 양말을 패션의 일부으로 취급하며 형형색색의 양말들은 신기 시작했다. 롤업 팬츠(바짓단을 접어 입는 바지)의 유행으로 남성들조차 양말에 신경쓰고 있다. '패피'들은 높은 힐에 조차 양말을 착용한다고 한다.
"그래, 유행에 민감하다는 말 한번 들어보자." 굳은 결심을 하고 아침에 옷방에 들어갔다. 한참 옷을 고르고 마지막으로 양말을 살펴보면 선뜻 손이 안움직인다. 땡땡이 양말이 어울리는 건지, 줄무늬 양말이 어울리는지 도통 모르겠다. 스타킹만 신으면 아직 추운데, 결국 스타킹을 집어들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하던가. 구두와 양말의 조합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비비안의 신제품 패션양말 '보헤미안 발목 셔링삭스'다. 양말이라고 해서 도톰한 면 재질로 된 양말만 떠올렸다면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을 버릴 때가 됐다. 스타킹처럼 얇고도 신축성이 있는 재질이 발을 부드러우면서도 쫀쫀하게 감쌌다. 옅은 핑크 색상이 보는 각도에 따라 은은한 광택감도 있었다. 색상은 핑크비이지와 라이트실버 등 2가지로 구성됐다. 제품 소재는 나일론과 폴리우레탄이 혼용돼 있다.
발목 부분 주름지게 연출된 셔링장식은 육아로 인해 맨날 부어있는 발목까지 가늘어보이게 하는 느낌이었다. 바지보다는 원피스나 치마에 더 어울리는 제품이다. 튀는 것을 싫어하지만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센스를 발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다만 '1만원에 5개' 세트 양말을 신었던 소비자라면 이 양말은 고가의 상품이다. 가격은 1켤레가 1만5000원이다. 그동안 양말 선택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한번쯤 구매해 착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이쁘게 꾸며입고 봄이 지나가기 전에 꽃구경이라도 한번 다녀와야 겠다. 요즘 한참 유행이라는 창경궁 한복 나들이도 해볼까.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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