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환율에 발목이 잡혀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6일 현대차와 27일 기아차가 발표한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자동차 801만5745대를 판매해 매출 141조4801억원을 올렸다. 전년(136조3533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그러나 신흥국 통화 약세 등으로 많이 팔고도 영업이익은 8조7122억원으로 전년(10조1225억원) 대비 13.9% 줄었다. 2010년(8조4085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영업익 급감 5년래 최저= 현대차가 기아차 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 컸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조3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감소한 반면 현대차는 두자릿수인 15.8% 급감하며 6조357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6.9%로 기아차 4.8% 보다 2.1%포인트 높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 37조5565억원, 영업이익 2조2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 왜 줄었나= 영업이익의 급감은 러시아 루블화 하락 등 신흥국 이종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주요시장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차 부문은 선방했지만 비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 일회성 요인 등 추가 부담도 작용했다.
해외공장 수익성 하락 등으로 매출원가율이 80.1%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경상연구비도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기아차는 경쟁 심화로 인한 판촉비 증가와 기말환율 상승에 따른 보증비 증가 등이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돌파구, 대책은=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저유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저성장과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차 판매 확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급 증량, 부품 공용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이같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13만대를 생산ㆍ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출시와 더불어 고급차와 SUV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엘란트라나 베르나와 같은 현지에서 수요가 많은 차를 출시해 중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보유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신형 K7 본격 판매와 멕시코 공장 가동 등으로 질적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주주친화책도 강화= 실적악화에도 배당금을 주당 4000원까지 늘리는 등 주주친화 정책도 강화하고 정부의 내수 경기활성화 취지에 동참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실적악화에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친화정책을 내놓았다.
현대차의 경우 보통주 1주당 4000원씩(중간배당 1000원 포함) 총 1조796억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주당 배당금이 전년(3000원) 대비 33% 늘었다. 2014년 11.1%였던 배당성향은 16.8%까지 올라갔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배당성향을 글로벌 경쟁업체 평균 수준인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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