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퍼 바흐 라르센 힐튼남해 스파앤리조트 총지배인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도
"남해의 유명 리조트 아닌 자연의 일부 되고싶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남해초와 유자, 그리고 바다 빛이 싱그러운 경상남도 남해에는 특별한 '손님'이 머물고 있다.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푸른 눈을 껌뻑이며 시종일관 활짝 웃는 남자를 남해에서 만난다면, 그는 힐튼 남해 스파앤리조트의 예스퍼 바흐 라르센 총지배인일 확률이 높다.
덴마크 출신인 라르센 총지배인은 24살에 힐튼 그룹에 입사해 지난 2013년 5월부터 힐튼 남해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힐튼 남해는 10주년을 맞았다. "남해의 유명 호텔이 아닌, 남해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그를 만나봤다.
힐튼 남해는 호텔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월드 트래블 어워드(WTA)에서 9년 연속 한국 최고의 리조트에 선정됐다. 설립되고 난 후에는 매해 수상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최고의 골프호텔로도 꼽혔다. "힐튼 남해는 편안함을 추구합니다. 어린 아이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더라도 말이죠. 직원들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사투리를 사용해서는 안되지만, 직원들이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친근하고 편안한 언어니까요." 힐튼은 최근 어린 자녀와 함께 이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유아용 침대, 유아용 식탁과 유모차를 제공하는 키즈 패키지를 선보였다. 반려동물도 함께 투숙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머무는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호텔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서비스가 느슨한 것은 아니다. 그가 이곳에 온 뒤 우선순위에 둔 것도 '직원 교육'이다. 최상의 서비스를 위한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호텔 역시 사업장이기 때문에 예산을 짜고 고려하다보면, 교육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힐튼 남해의 직원들은 일주일에 4시간은 반드시 교육 시간으로 할애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호텔은 거의 없다.
그러나 낯선 나라, 그것도 땅 끝 외딴 섬에서의 업무가 쉬울리 없다. 아내와 함께 이곳에 머물고 있지만, 외로움이 느껴질 터. 그럴때마다 힘이 되는 것들은 지역 주민들이다. 외국인 총지배인을 궁금해하고, 찾아준다.
"불러주시면 어디든 흔쾌히 갑니다. 인근 남해대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직업 강의를 하거나, 학생들의 호텔 견학을 돕기도 하죠. 체육대회 때 도시락을 만들어주는 일도 기쁩니다. 마늘 수확을 할 때도 찾아가고, 막걸리를 주시면 얻어 마시기도 하죠. 그러면서 지역 특산물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이런 것들을 호텔 레스토랑에 접목시킨 메뉴도 떠올리고요."
세계 각국의 호텔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봤을 그는 어느 곳을 '최고의 숙박시설'로 기억하고 있을까. 유명 호텔 체인들을 상상하는 와중에 라르센 총 지배인은 의외의 답을 준다. "자신의 집이죠. 그래서 힐튼 남해가 가고자 하는 방향도, 집 같은 편안함 입니다." 그의 대답에서 예상컨대, 올해에도 남해로부터 '10회 연속 한국 최고의 리조트' 수상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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