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우리나라 기업부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빚을 갚을 능력은 일본이나 독일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2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목 GDP 대비 기업 핵심부채 비율은 2014년 말 현재 105.3%다.
이는 OECD 평균(97.1%)보다 8%가량 높은 수치로, 일본(104.8%)과는 비슷하지만 미국(69.2%), 영국(75.0%), 독일(54.5%)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
우리나라 2009년 대비 기업부채비율 상승폭은 OECD평균(0.8%포인트)보다 높은 2.1%포인트였다.
이와 달리 주요 선진국들은 같은 기간 기업 부채를 줄였다. 영국이 20.1%포인트의 기업 부채를 축소해 가장 많았고 일본(-5.2%포인트), 독일(-3.6%포인트), 미국(-1.1%포인트)도 기업부채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정도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외부차입 의존도를 나타내는 기업의 자금조달잔액 대비 핵심부채 비율은 201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37.0%였다. 이는 OECD 평균(34.3%)보다 높고 미국(22.0%), 영국(29.2%), 독일(29.2%), 일본(31.9%)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수치가 높았다.
우리나라의 기업 부채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이자상환능력(영업잉여/이자비용·2013년 기준)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이자상환능력이 4.3배로 미국(3.9배)보다는 높았지만 일본(14.3배), 독일(10.2배), 영국(6.0배) 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다른 주요국 기업의 경우 금융위기 영향으로 기업부채 조정이 이뤄지면서 이자상환능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선세가 미약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구조는 대출이 64.2%, 채권이 35.8%를 차지해 채권 비중이 미국 다음으로 높았다. 만기별로는 단기부채가 20.5%, 장기부채가 79.5%로 장기부채 비중이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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