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트 짧아 컨트롤 용이, 변수 많은 겨울철에는 '다용도 무기'로 위력 배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하이브리드가 정답."
김인호(22)는 지난해 11월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 당시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 18번홀(파5)에서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더블 이글(알바트로스)을 터뜨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240야드 거리에서 17도 하이브리드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갔다. 현대 골프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의 위력이다. 코스컨디션이 열악한 겨울철에는 특히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히든카드'로 각광받고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사실 페어웨이우드나 롱아이언을 다루기가 어렵다. 일단 샤프트가 길어 스윙 아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 어딘가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골프용품 메이커들은 그래서 편안하게 휘둘러 컴팩트 샷을 구사할 수 있는 클럽 개발에 몰두했고, 결국 하이브리드라는 걸작을 만들었다.
화두는 샤프트가 짧아 샷이 쉽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거리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컨트롤이 용이하다는 건 공을 정확하게 컨택하는, 바로 중심 타격의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로프트가 커 공을 쉽게 띄워 주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러프와 벙커에서도 자유자재로 샷을 구사할 수 있는 이유다. 매력이 또 있다. 캐리는 길지만 상대적으로 런이 적어 그린에 도착하면 공을 세울 수 있다.
프로선수들 역시 최근에는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추이다. 처음에는 톰 왓슨(미국) 등 시니어골퍼들의 전유물이었다가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의 월드스타들 모두 신무기로 삼고 있다. 양용은(43)은 실제 하이브리드를 동력으로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격침시켜 파란을 일으켰다. 필 미켈슨(미국)은 아예 '하이브리드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스윙 키'는 부드러운 스윙 템포다. 아마추어골퍼의 오류는 온 몸을 사용해서 억지로 스윙을 하는데서 출발한다. 결과적으로 클럽이 내려오는 각도를 가파르게 만들어 토핑이나 뒤땅으로 직결된다. 다시 말해 4분의 3스윙을 한다는 이미지로 백스윙을 가져가고, 임팩트는 약간 펀치 샷을 하듯이 찍어 치면 된다. 공의 위치는 스탠스 중앙보다 약간 앞쪽, 그립은 80%의 힘이면 충분하다.
러프에서도 유용하다. 롱 아이언은 헤드가 잔디의 저항에 걸리지만 하이브리드는 솔의 면적을 늘려 잘 빠져나가도록 디자인했다. 맞바람이 부는 상황이라면 공위치를 약간 오른쪽에 놓으면 끝이다. 자연스럽게 다운블로로 공을 때려 낮게 날아가는 저탄도의 샷이 탄생한다. 페어웨이가 딱딱한 겨울철에는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 아이언 대신 그립을 내려잡고 '툭툭' 친다. 굴러서 다 가고, 미스 샷에서의 실수 완화성도 높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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