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132명의 희생자를 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분노가 커진 가운데, 공교롭게도 IS와 이름이 같아 억울한 피해를 입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아이시스 앙클리(Isis Anchalee)는 그의 이름인 아이시스(ISIS)가 무장단체 IS와 같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을 정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국가’는 보통 IS로 줄여 통칭되나 본래 약자는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 또는 ‘ISIL(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이다.
앙클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은 내가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나는 이미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여권 사본을 제출했지만 그들에겐 충분하지 않았나 보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IS와 비슷한 이름 때문에 고민에 빠진 회사도 있다.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바이오제약사 ‘아이시스(ISIS)’는 IS를 연상시키는 회사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시스는 고대 이집트 신화 속 이시스 여신 이름을 따 정한 이름이지만, 이번 파리 테러를 계기로 회사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 이름이 퇴출당하기도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4월 “내년에 사용할 예정인 북동부 태평양 지역의 허리케인 명단에서 ‘ISIS’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WMO 대변인은 “허리케인 이름이 부적절하다고 여겨지거나 너무 큰 피해를 남겼던 이름이면 이 명단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ISIS’로 문신을 새긴 바람에 직장에서 해고당한 남자도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의 건축자재회사 ‘홈디포’에서 일하던 남성 커크 소코르소는 입술 안쪽에 전 여자친구의 이름인 ‘ISIS’를 문신으로 새긴 것이 드러나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회사 측은 소코르소의 해고가 문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유는 언급하지 않아 의혹을 사기도 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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