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서 홈런포 2방…2차전도 해결사 역할 기대
[마산=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거듭되는 부상도 그의 ‘가을 본능’을 잠재우지 못했다. 프로야구 두산의 해결사 민병헌(28)이 돌아왔다.
민병헌은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쓸어 담았다. 두산은 원정 1차전을 7-0 승리로 장식함으로써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민병헌은 3번타자를 맡았다. 올 시즌 내내 두산의 3번타자 자리는 숙제였다. 김태형 감독(48)은 선두타자와 중심타자를 잇는 3번 자리를 놓고 고심한 끝에 민병헌 카드를 집어 들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민병헌은 포스트시즌 들어 17타수 6안타(타율 0.353)를 쳤고 6타점 3득점을 올리며 전형적인 중심타자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차전에도 민병헌을 3번타자로 내보낸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는) 타자들이 쳐야 이길 수 있다. 민병헌이 계속 3번 자리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헌 입장에서는 김 감독의 믿음이 고맙지만 부담도 없지는 않았다. 특히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나서 무언가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홈런이 운 좋게 넘어갔고 3, 4점 차가 난 뒤부터는 편하게 칠 수 있었다.”
올 시즌 민병헌은 129경기에서 타율 0.303(491타수 149안타)에 그쳤다. 시즌 초반부터 허리와 허벅지에 부상을 달고 다녔다. 시즌 막판에는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지며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 8월까지 타율 0.332를 유지했지만 9월 이후로는 0.190로 떨어졌다. 감각도 감각이지만 부상으로 인해 체력을 다지지 못한 약점이 드러났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고 가을바람이 불면서 민병헌의 방망이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좋아졌고 부진 탈출을 위해 시작한 특타도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경기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픈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
민병헌은 올 시즌 팀 내 주전급 선수들 중 김현수(타율 0.333) 다음으로 높은 득점권 타율(타율 0.323)을 자랑한다. 그러나 방심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좋긴 하지만 계속해서 (타격) 성적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포스트시즌은 한 경기 한 경기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앞으로 NC 투수들도 좋아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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