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하루 메시지 이용건수 120억건
한 달 사이 20억건 증가
파블 두로프 "사생활 지키는 것, 가장 중요한 가치 "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하루 120억건의 메시지가 전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전문매체 벤처비트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이용 건수가 한 달만에 20억건이 늘면서 전 세계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하루에 전송되는 메시지가 120억건에 달한다.
텔레그램은 보안을 강조한 메신저로 미국 국가 안전보장국(NSA)의 도청사건 이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정원이 카카오톡을 사찰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많은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에 가입하는 '사이버 망명'이 일어나기도 했다 .
파블 두로프(Pavel Durov) 텔레그램 창업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컨퍼런스 테크 행사에서 "지난 5월 기준으로 6200만명의 월 활성이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이어 전 세계 1위 메신저인 왓츠앱에 대해 '최악(Suck)'이라며 왓츠앱의 폐쇄성에 대해 비판했다. 두로프는 "왓츠앱 이용자는 만약 자신의 스마트폰이 고장나는 경우 이용자가 주고 받았던 메시지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이용자의 메시지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로프는 이날 행사에서 보안 부분에 대한 어떠한 예외도 없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최근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텔레그램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테러리즘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며 "IS가 이용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 보다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더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어 그는 "IS가 불안감을 느꼈다면 다른 메신저를 사용했을 것"이라며 텔레그램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또 두로프는 곧 텔레그램도 결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같은 일부 메신저는 이미 채팅창 내부에서 친구에게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단, 텔레그램은 자체적으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기 보다는 금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파트너와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한편, 텔레그램은 외부 투자 없이 창업자 두로프의 개인 자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부 투자를 받는 경우 자본에 의해 운영 철학을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로프는 지난 2006년 러시아권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VKontakte)를 개발하면서 억만장자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11년 러시아 총선과 2012년 러시아 대선 이후 반 푸틴 목소리가 VK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부와 충돌이 이어졌다.
러시아 당국이 VK에 반 체제적 인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자 두로프는 망명을 신청하고 보안 부분을 극대화한 메신저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개발 코드를 공개하면서 텔레그램의 보안망을 뚫는 사람이 나타날 경우 20만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어떤 해커도 이를 성공하지 못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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