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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기업가정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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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기업가정신을 기다리며 최성범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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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주류로 여겨지던 시절,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는 이른바 경기순환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젊은 시절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목격한 그는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본주의가 초과 이윤의 소멸에 따라 사라지는 게 아니라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봤다. 바로 기업가들의 기업가 정신 때문이다.


기업가들이 불경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제품, 신기술, 신공정을 개척하는 이른바 창조적 파괴를 끊임없이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경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고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바로 '기업가'가 바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혁신과 기업가정신(1985)'이라는 저서에서 "기업가 정신만이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가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소비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 따져 보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사라지면서 일자리 창출도 제자리걸음인 게 일차적인 원인이다. 한국 경제의 문제는 결국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기업가정신이 실종된 데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실제로 2015년 현재 한국의 기업가정신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중하위권인 22위다.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120개국을 대상으로 태도(창의성), 제도(법ㆍ규제) 등을 기초로 기업가정신 수준을 평가한 결과다. 기업가정신뿐만 아니라 기업인 호감도가 가장 낮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자녀들의 직업선호도에서 1위가 공무원, 2위가 교사인 나라가 됐다. 세계최고 수준이었던 기업가정신은 바닥으로 급전직하한 것이다. OECD '2014 기업가정신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생계형 창업은 가장 높은 편이지만 기회추구형, 즉 기업가적인 창업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은 정주영, 이병철 회장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가들의 도전정신 즉, 기업가정신이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정신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니 경제가 활력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니케이비즈니스는 '한국재벌의 위기'라는 기획기사에서 '한국 대기업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족한 도전정신과 오너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기업가 정신의 약화 현상은 경제가 이제 저성장 단계에 접어들면서 모험정신을 보상해 줄 대가가 적어진 탓이라고만 설명하기는 힘들다. 경제가 급성장하는 중국과는 비교하기 어렵더라도 미국과 같은 고도 경제의 경우에도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경제는 기업가정신과 창업에 의해 지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창업자 세대의 기업가들이 물러나면서 이들이 가졌던 기업가정신도 자연스레 사라진 반면 이들의 뒤를 이은 2ㆍ3세대들의 기업가정신은 선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탓이라고 봐야 한다. 고도성장의 주역이었던 재벌들은 이제 2세 또는 3세 경영시대에 접어들면서 상속과 경영권 승계에만 골몰하거나 수성(守成)하는 데 그치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기업가정신을 찾아보기는 어렵고 위험이 수반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게 당연하다.


결국 한국 경제의 활력 감소는 고도성장을 이끌어 온 재벌들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전의 활력을 상실한 반면 이들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기업가들이 등장하지 못한 탓이라는 결론으로 귀착된다. 왕성하게 자라던 나무가 나이가 들어 번식력이 떨어졌는데 새로운 나무가 등장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으니 숲의 생태계가 망가지는 건 당연하다.


이제 한국 경제가 더 이상 뒷걸음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성에만 급급하는 기존의 기업들에게 기대를 걸게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갖춘 새로운 세대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날의 꿈나무들을 막연히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발굴ㆍ육성해야 할 때다.


최성범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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