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비전]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 하는 '中企 글로벌화'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뷰&비전]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 하는 '中企 글로벌화'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AD

2004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뜨거웠다. 광우병 파동까지 겹쳤다. 사회 전반에 회오리가 일었다. 중소기업도 혼란에 빠졌다. 기회라는 주장과 위협이라는 주장이 팽팽했다. 그러나 한 가지 소득은 있었다. 중소기업 국제화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정부는 FTA 체결, 관세 철폐, 수출 증가라는 경제이론에 충실했다. 중소기업은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다.


당시 중소기업 국제화의 대표 사례는 유럽이었다. 그래서 히든챔피언이 소위 말해 떴다.

히든챔피언은 세계시장을 장악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다. 한국도 이를 따라 하기에 바빴다. 히든챔피언을 쓴 헤르만 지몬에게 고액 강연료도 마다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히든챔피언은 우리에게 맞지 않은 옷이었다.


유럽은 12세기부터 도제제도가 있었다. 마이스터(Meister)에게 수련을 한 후 장인이 되는 제도다. 우리에게도 도제의 흔적은 남아 있다. 미용사, 영화감독, 요리사 등이 그러하다. 수련생이 마이스터가 되면 당시 지역 단위인 영주를 떠나야 했다. 스승의 영업지역을 침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따리 하나 들고 다른 영주로 이동했다. 이들을 '저니맨(journey man)'이라 한다. 저니맨은 프로 스포츠에서 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당시 영주의 단위는 그리 크지 않았다. 정착한 저니맨은 자신의 제품을 이웃 영주에 팔아야 했다. 영주를 국가의 개념으로 보면 저니맨과 제품의 국가 간 이동이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다. 국가(nation) 간(inter) 활동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하면 유럽의 국제화는 태생적이고 자연스럽다. 그리고 도제, 마이스터, 저니맨이 오늘날 히든챔피언을 탄생케 한 원동력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1966년 법적으로 중소기업이 처음으로 이 땅에 등장했다. 10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중소기업계열화촉진법이 시행됐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직적인 연결을 촉진하는 법이다. 쉽게 말하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쯤 되면 태생적으로 국제화가 불가능하다. 대기업 납품이라는 안정적인 기반을 뒤로하고 국제화를 할 이유가 없다.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한 업종의 중소기업 수출이 부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국가 간 이동을 하고 싶어도 바다 건너 일본은 우리 수준을 뛰어넘은 상태고, 대륙 건너 중국과 교역 자체가 없던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국제화라는 개념은 들어갈 틈이 없었다. 히든챔피언이 우리에게 맞지 않은 이유다.


한미 FTA로 시작된 국제화의 관심이 벌써 10년째다. 우리 중소기업에 맞는 개념과 정책이 필요하다. 국제화보다 글로벌화가 시대에 맞는 개념이다. 국제화는 공간의 이동이었다면, 글로벌화는 세계라는 '하나의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글로벌화는 국제화보다 광의의 개념이며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더 공격적인 성장의 전략이다. 그래서 정책은 체계적이어야 한다.


글로벌화는 수출을 통한 시장진입, 부품의 해외조달, 생산요소의 글로벌 이동을 포함한다. 진입, 조달, 이동이 활발해지면 기업의 국적을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생산은 베트남, 판매는 중국, 연구개발(R&D)은 국내에서 이뤄진다. 이게 바로 글로벌 공급 사슬이다.


글로벌화는 보다 큰 그림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욱 치밀하게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지난 10년이 그냥 흘렀다.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부터 고쳐야 한다. 좀 더 과감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과 시행이 빨라야 한다. 정보 수집, 정책 수립, 예산 확보, 지원 시행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글로벌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한다. 지원을 시행할 때쯤이면 글로벌시장은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게 바로 정부 지원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