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과의 비즈니스에 대한 경영층의 관심이 높아 상담회에 참가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사절단의 휴스턴 일대일 상담회에 참가한 세계적인 플랜트기업 구매 디렉터의 말이다. "경영층의 관심" 덕에 텍사스의 갑작스런 태풍으로 인한 결항에도 대체 항공편을 찾아 날아온 바이어를 보며 이전에 비해 높아진 미국 기업들의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실감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2014년 2.4% 성장하며 전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한 미국은 향후 수년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완전고용 수준에 근접한 고용 회복이 그 뒤를 받쳐주고 있다.
미국은 개인소비 12조달러, 수입 2조8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라 할 수 없다"가 말하듯이 미국은 소비 트렌드, 기업 혁신을 선도하는 시장이다.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기회를 공략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기업의 밸류체인 진입 기회를 찾아 부품, 소재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부터 핵심역량을 전수받고 수출의 대형화, 장기화를 이루어야 한다. 미국은 포천 500기업 중 128개가 소재한 전 세계 최다 글로벌 기업 소재지로 밸류체인 진입의 기회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미 정부도 'Made in America'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2015년 연구개발(R&D) 예산에 제조업 혁신을 최우선 순위로 선정하는 등 제조업 부활을 꾀하고 있어 이러한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온라인 유통망 벤더를 활용해 대형 유통망 진입을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상위 20개 대형 유통망이 전체 소비재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유통망 중심의 시장이다. 대형 유통망을 직접 공략하기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온라인 유통망 벤더를 통한 단계적 우회 진입이 효율적일 수 있다. 온라인 소매시장도 연평균 15%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소비의 디지털화가 가속되고 있어 온라인 유통망 벤더가 대미 수출의 길을 열어 줄 수 있다.
셋째,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 정부 조달시장은 4600억달러로 전 세계 최대 규모이나 미국 기업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조달 관련 대형 전시회, 설명회 등에 참가해 꾸준히 진입 기회를 물색해야 한다. 장애인 생산제품 우선구매(Ability One) 등의 조달 우대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이 프로그램 수혜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달시장에 간접 참여할 수 있다.
올 1~3월 증가세를 보였던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지난 4, 5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 경쟁국 일본과의 수출 경합이 가장 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체결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이번 미국 경제사절단 같은 양국 간 경제협력 관심 고조를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이 태 식 KOTRA 북미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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