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이병, 지난 4월 ‘수류탄 자살시도’…선임병 가혹행위 폭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지난 4월 인천에 있는 육군 모 부대에서 일어난 수류탄 폭발 사고는 선임병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이등병의 자살 시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병사는 한달 넘게 사경을 헤메다 최근 의식을 되찾은 뒤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육군은 이 부대 소속 A(22) 병장을 초병 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달 말 군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A 병장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같은 생활관에서 지내던 B(21) 이병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폭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초소 경계근무 중 B 이병에게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입에 물도록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이병은 A 병장과 함께 지난 4월5일 오전 4시6분께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중 수류탄을 터뜨려 중상을 입었다. 당시 B 이병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초소를 벗어났다가 초소에서 10m 떨어진 곳에서 수류탄을 스스로 터뜨렸다.

머리와 다리 등에 수류탄 파편이 박힌 B 이병은 왼쪽 발목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고, 한달여만인 지난달 중순께 깨어나 군 수사관에게 A 병장의 가혹행위 사실을 털어놓았다.

A 병장은 “B 이병이 평소에 동작도 느리고 근무 중 실수를 많이 했다”며 “화가 날 때 몇 차례 때렸다”고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