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AK플라자 분당점서 6월 철수, 매출 급감에 빠져
구찌, 페라가모 등 1세대 명품들 2012년부터 성장세 급감.
백화점 매장서 빠지고 밀려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국의 명품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가격 인상에도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루이뷔통, 구찌, 페라가모 등 1세대 명품들이 백화점에서 퇴출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충성고객의 브랜드 이동도 이어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분당점은 오는 6월 계약이 종료되는 루이뷔통과 재계약을 하지로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는 AK플라자 분당점에서는 루이뷔통 제품을 볼 수 없게 된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분당의 경우 서울 시내와 달리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영향도 없고 지역주민이 사지 않으면 매출이 나오지 않게 돼 있다"며 "추가 구매수요가 없기 때문에 루이뷔통 매장의 매출도 해마다 줄고 있어 재계약을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 철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페라가모의 매장이 빠졌다. 9년간 영업해왔지만 줄어드는 매출로 인해 밀려난 것이다. 2013년에는 에르메스가 현대백화점 부산점에서 매장이 철수됐고 루이뷔통과 샤넬도 방을 뺐다.
한때 국내 명품시장을 호령하던 1세대 명품 브랜드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 소비 위축에 샤넬을 비롯해 구찌, 페라가모, 루이비통 등 고전 명품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산층 고객 비중이 큰 이들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중산층이 지갑을 닫은 데다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병행수입이나 직구가 대중화된 것도 브랜드 가치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찌, 페라가모가 잘 팔리던 시절은 끝났다"며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명품시장의 매출도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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