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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시진핑 열전]짝퉁 IT 대마왕이 글로벌 진품들 잡아먹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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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리포트-중국의 ICT 정책

[아베-시진핑 열전]짝퉁 IT 대마왕이 글로벌 진품들 잡아먹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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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전략산업, 다방면 적극 지원
거대한 내수 발판으로 해외 진출
과도한 보호무역주의는 오히려 독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상장 첫날 38.1% 폭등' '시가총액 2310억달러 돌파' '미국 증시 시총 톱4 등극'.


올해 하반기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금융투자 업계를 동시에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이 있다. 바로 중국의 알리바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는 지난달 19일 미국 증시에 입성한 당일 38.1% 오르며 단숨에 시가총액 2310억달러(약 247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미국 증시 시총 '넘버 4'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상장 첫날 알리바바는 삼성전자 시총 2088억달러 역시 가뿐히 넘어섰다.

뿐만 아니다. 마케팅 조사업체 밀워드 브라운 리서치의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정보기술(IT) 공룡' 텐센트는 브랜드 가치가 536억달러로 평가되며 세계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두 역시 25위로 껑충 뛰었다. 이는 브랜드 가치 259억달러로 29위를 기록한 한국의 삼성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바야흐로 중국기업 전성시대다.


◆"IT '신흥전략산업' 삼은 시진핑호 팔 걷은 지원"= 중국 기업들이 몇 년 새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게 된 주요 배경으로는 '시진핑호의 적극적인 지원'이 꼽힌다. IT산업을 신흥전략산업으로 삼은 시진핑 정부는 다방면에서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략산업에 속한 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뿐만 아니라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에도 높은 장벽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통신·소프트웨어·IT 등이 속한 신흥전략산업 기업들이 새로 투자하는 고정자산의 감가상각 기한을 60% 축소하는 등 기업의 첨단설비 투자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기업이 연구개발(R&D)용으로 신규 구매하는 100만위안 이하 설비투자액은 당해 연도 비용으로 100% 세전 공제하는 혜택 역시 내년부터 받게 된다. 시진핑 정부는 자국 기업이 활발한 신규투자로 고속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돼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주요 IT 기업 등에 수조원대의 정부 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보다 ICT 산업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3억명에 달하는 내수 시장에서 절반에 못 미치는 6억여명만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실질 스마트폰 사용자 수 역시 7억명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이 여전한 상황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은 글로벌 평균의 절반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준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310조원,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12조원에 달한다"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33% 증가한 수치로 향후 성장률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에 머무르지 않고 인도·동남아시아·유럽 등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으며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한국 게임·메신저 시장도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파티게임즈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지분 20%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지난 3월에는 CJ게임즈에 53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CJ게임즈가 CJ넷마블과 손잡고 만든 넷마블의 지분 28%를 가진 3대주주는 다름 아닌 텐센트다. 2012년에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다음카카오의 2대 주주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스마트폰 업체들도 중국을 넘어 세계무대로 손을 뻗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중국 4대 스마트폰 업체인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ZTE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에서 25%로 치솟았다.


◆과도한 보호무역주의는 독 분석도= 시진핑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이 해외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는데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올해부터 중국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에 쓰이는 보조금을 20억달러가량 삭감했다. 다른 중국 이통사들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보조금 삭감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자국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중국 이통사들은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보조금 규모를 줄인다. 중국 이통사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면 삼성전자·애플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


구글에 이어 카카오톡·라인 등 '한국산 메신저' 역시 지난 7월 이후 중국 시장에서 일부 먹통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차단 해제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중국 정부는 "메신저가 테러 정보의 유통수단으로 활용돼 접속을 차단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중국 시장에서 급속한 점유율 성장을 하는 것을 견제하는 목적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비호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중국을 벗어난 이후 세계무대에서 정당히 경쟁했을 때 오히려 자국 기업에 독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라인 등에 이용 제한이 걸린 후 메신저 이용 수요 등이 텐센트 위챗으로 쏠려 실제 반사이익이 있었을 것"이라며 "샤오미 역시 돌풍이 거세지만 세계 수위권을 다투기 위해 해결돼야할 특허 문제 등이 많이 걸려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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