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9·1부동산 대책' 발표 후 한 달 새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시가총액이 2조4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시세 기준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총 354만1723가구를 대상으로 매매가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1282조320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1대책 발표 전인 8월 마지막 주 시가총액 1279조9123억 원보다 2조4083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서울은 8월 마지막 주 634조5154억원에서 9월 마지막 주 636조2533억원으로 아파트 매매가 시가총액이 1조7379억원 늘었고 경기는 541조1724억원에서 541조7600억원으로 5876억원, 인천은 104조2245억원에서 104조3073억원으로 828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1일 재건축 연한 단축, 청약제도 개편,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9·1대책)을 발표한 이후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매가가 오른 데 따른 것이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이미 8월 1일부터 적용된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로 자금여력이 생긴 실수요자들을 비롯해 투자수요가 늘어나면서 강남3구는 물론 수도권 전 지역으로 매매가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특히 재건축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1990년 이전 준공된 아파트가 많은 강남·목동 등의 매매가 상승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은 강남구가 8월 마지막 주 98조3100억원에서 9월 마지막 주 98조7143억원으로 4043억원이 늘어나 아파트 매매가 시가총액 증가액이 가장 컸고 3872억원 증가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서초구 3451억원, 송파구 1728억원, 노원구 1451억원 순으로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강남구는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시가총액이 크게 올랐다. 양천구는 '9·1대책'의 대표 수혜지로 꼽히는 목동신시가지 단지를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증가했고 서초구도 서초동 및 잠원동 일대 재건축 단지 및 1990년 이전에 준공된 단지 시가총액이 늘었다.
이외에도 마포구(574억원 증가), 용산구(482억원 증가), 영등포구(423억원 증가)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 단지 및 재건축 추진이 가능한 단지를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경기는 수원시가 51조4246억원에서 51조5436억원으로 1190억원이 늘었고 성남시는 62조4862억원에서 62조6026억원으로 1164억원이 증가했다. 수원시는 광교신도시 및 매탄동 보다 매매가가 저렴한 인계동, 정자동, 화서동 등에서 시가총액이 늘었다. 성남시는 대표 리모델링 단지인 정자동 느티공무원3, 4단지를 비롯해 분당신도시 내 아파트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인천은 연수구가 18조8752억원에서 18조9355억원으로 아파트 매매가 시가총액이 603억원 증가했다. 송도국제도시로 기업 입주가 이어지면서 송도동 보다 시세가 저렴한 연수동, 동춘동 일대 매매가가 증가하며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김미선 선임연구원은 "7·24대책에 이어 9·1대책 발표 등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저렴한 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됐다"며 "특히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많은 매도자들이 거래를 보류하거나 매물을 회수하며 매도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선임연구원은 "많은 매수자들이 거래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아 지난달과 같은 매매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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