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 이후 두 달 새 서울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최 부총리가 취임 전 공언한 규제완화 정책들이 실행되면서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첫째 주 627조3488억원이던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지난주 631조3389억원으로 두 달 만에 3조9901억원 증가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6월13일 내정됐다.
일반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555조1114억원으로 3조2346억원 증가했고, 재건축 아파트는 76조2275억원으로 7555억원 늘어났다. 재건축 시총은 서초·강남·송파·강동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의 시총은 일반·재건축 여부에 상관 없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의 상승폭이 컸다. 서초의 시가총액이 두 달 새 1조2622억원 뛰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강남(9897억원)과 송파(2021억원) 순으로 증가, '강남 3구'의 증가액이 서울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현상은 새 경제팀이 LTV·DTI 등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놨을 때 정책의 효과가 강남권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도 일치한다.
이 밖의 지역은 노원(2741억원), 종로(2327억원), 양천(2064억원), 성동(1526억원) 등에서 시총이 증가했다. 은평(-1260억원), 서대문(-596억원), 성북(-588억원), 구로(-523억원), 광진(-278억원) 등은 감소했다.
서울에서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단지는 5조9223억원을 기록한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로 나타났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새 경제팀이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뒤 강남의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실제 호가는 조사 결과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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