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관절 특화 자연속 첨단의료 구현…지역발전 ‘효자’ "
"JCI 재인증·해외 의료시장 개척 등 지방 한계 극복도"
◆10가지 남다른 성공요인 분석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2004년 개원한 지 9년 만에 병상수 대비 암수술건수 전국 1위, 지난해 해외환자 유치 증가율 전국 1위, 서울 빅5병원도 받기 힘든 JCI재인증 성공, 수도권의 대형병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곳이 바로 화순전남대학교병원(원장직무대행 정신)이다.
이 병원은 올해 지방에선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혁신모델 병원’으로 선정돼, 해외에 소개되기도 했다. ‘의료계의 성공신화’로 꼽히는 화순전남대병원의 남다른 혁신 노력을 10가지로 간추려봤다.
① 대도시가 아닌 전원도시 입지 선택
화순전남대병원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전원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다. 개원 당시 설립 장소로 대도시가 아닌 광주 근교인 화순을 선택하자, 병원 운영상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웰빙과 힐링이 대세인 요즘, 이 같은 ‘역발상’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화순은 지역의 70%가 산림지대여서 공기 맑고 쾌적하다. 빌딩숲에 둘러싸인 대도시에 비해 환자들의 심신치유가 가능한 치료환경으로 각광받고 있다.
② 암·관절 특화 … ‘선택과 집중’ 전략
개원 당시 어떤 컨셉의 병원을 세울지 논의를 거듭한 결과, 모든 진료과를 내세우기보다 암과 관절분야의 특성화를 택했다. 당시만 해도 분원이나 한 분야만의 특화는 새로운 시도였다.
암·관절 분야에 집중한 결과, 6대암 치료는 수도권 빅4병원과 함께 ‘전국 톱5’로 손꼽히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뇌종양 수술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시술기록을 보유중이다.
관절분야는 국내대학병원 중 최초로 로봇인공관절수술을 도입했고, 미국특허를 보유한 수술법으로 외국의사들이 배우러 올 정도로 세계무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③ 협진·원스톱 진료 … 최첨단의료 구현
개원 당시부터 도입한 협진시스템은 국내 선구모델이 됐으며, 서울 대형병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치료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 클리닉은 한 명의 환자를 두고 각과 의료진이 수시로 협진을 하는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최단 기간 내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원스톱 진료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감마나이프 퍼펙션 등 최신기종을 도입해 첨단의료장비도 국내 으뜸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④ ‘치유의 숲’ 조성…자연친화병원 명성
암환자에게는 항암치료와 수술 못지않게 심리적 안정과 휴양을 겸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숲은 뛰어난 면역효과도 제공해 ‘그린 닥터’라 불린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전국 병원 중 유일하게 자연환경을 접목한 대규모 ‘치유의 숲’을 갖추고 있다. 수만본의 꽃과 나무를 심어 환자들의 심신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⑤ JCI재인증…환자안전·의료質 세계적 수준
화순전남대병원의 비전은 ‘세계최고 수준의 전문의료센터가 된다’는 것이다. 지역적인 한계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병원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국립대병원 중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재인증을 받았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택에 요양하기까지 질병치료의 전과정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엄격하게 심사받았다. JCI 재인증은 환자안전과 친절서비스, 의료의 질이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⑥ 해외 의료시장 적극 개척…네트워크 확산
미래성장동력인 외국인환자 유치와 의료관광을 선도하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수도권에 비해 불리한 지역적 여건과 인프라 부족 등의 난점을 극복하고 해외환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올해 국내 의료기관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외국 의료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등 네트워크도 넓혀가고 있으며, 외국인 의사를 초빙해 의료기술도 전수해주고 있다.
⑦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등 지역발전 견인
화순전남대병원의 설립 이후 화순은 활기를 띠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종전 서울로 향하던 지역 환자들이 대거 화순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환자들의 의료비 절감은 물론 화순의 상권도 활력을 찾고 있어, 병원의 긍정적인 지역 기여도를 엿볼 수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신성장동력인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화순 생물의약산업단지 등 바이오클러스터와 연계, 병원측은 메디컬 클러스터의 핵심으로서 아시아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⑧ 亞 유일 프라운호퍼IZI 공동연구소 운영
바이러스 백신과 항암제 개발 전문연구기관으로서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독일의 프라운호퍼IZI를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유치해, 공동연구소를 운영 중인 것도 주목받고 있다. 병원에서는 이 연구소를 통해 정부와 전남도가 지정한 화순백신산업특구와 연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면역치료제 연구개발·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⑨ 소외지대 의료봉사 등 사회공헌 앞장
병원 임직원들은 의료소외지대를 위한 봉사와 각종 기부활동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농어촌을 찾아가는 진료와 다문화가정 지원, 불우시설 돕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병원내 전남지역암센터와 함께 각종 건강강좌와 지역내 의료기관을 연계한 암예방 치료사업도 펼치고 있다. 활발한 나눔 활동과 지역발전 기여는 주민과 고객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⑩ 자유로운 의사소통 …열정·도전 ‘한마음’
초대 병원장시절부터 권위적인 서열보다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병원문화가 조성돼 의견교환이 자유롭다. 직원간, 부서간 소통이 활발해 서로 이해하고 돕는 단합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적 안주가 아닌,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는 의료진·임직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도 병원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신 원장직무대행 인터뷰]
“도전·열정이 ‘의료계 성공신화’ 원동력”
“화순전남대병원의 역사는 한마디로 ‘無에서 有를 창조해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남대병원의 분원으로서, 2004년 무등산자락의 오지에 병원을 개원했을 당시 우려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2010년 까다롭기로 유명한 JCI 국제인증과 올해 재인증에 도전할 때도 걱정어린 시선이 많았습니다. 수도권에 비해 의료관광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전남에서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고, 해외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가는 일 역시 난관이 수두룩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구성원들의 지혜와 열정,혁신으로 극복해냈습니다.”
화순전남대병원을 이끌고 있는 정신 원장직무대행은 ‘한국 의료계의 신화’로 꼽히는 성공비결을 자신 있게 말했다.
뇌종양 분야의 권위자로서, 진료·수술에 이르는 격무까지 동시에 소화해내고 있는 그는 “전국 으뜸의 암수술 실적과 특화된 관절치료법, JCI재인증 등 의료경쟁력의 향상이 지역민들에게도 큰 혜택으로 작용할 것이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평생 건강관리클리닉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암·관절치료의 韓流化 프로젝트’에도 앞장서고 있는 그는 “세계최고의 첨단의료산실로 각광받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지역민의 건강증진은 물론 지역발전을 이끄는 ‘병원 중의 병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힘찬 각오를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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