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FC서울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 올랐다.
서울은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베이징 궈안(중국)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2차전 합계 1승 1무를 거둔 서울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ACL 8강에 진출했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윤일록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 클럽을 상대로만 4골을 넣으며 '중국 킬러'의 면모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전반 8분 만에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김치우의 골키퍼 김용대를 향한 헤딩 백패스가 애매한 위치로 떨어졌고, 이를 끊어낸 프레드릭 카누테가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내주면서 서울은 절박한 상황이 됐다. 1차전을 0-0으로 비겼던 탓에 비기더라도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탈락을 피할 수 없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 자연스레 총공세에 나섰지만, 필사적으로 막아서는 베이징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0-1로 뒤지던 후반 15분. 절호의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페널티 지역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몰리나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하지만 키커로 나선 데얀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서울의 저력이 발휘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실축 후 불과 1분 만에 동점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윤일록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에서 뒤엉킨 사이 아디가 공을 가로채 가볍게 골문에 밀어 넣었다.
동점골을 도운 윤일록은 후반 26분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고요한의 오른 측면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맞고 떨어졌고, 이를 달려들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통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역전을 허용한 베이징은 정신력마저 무너졌다. 작은 충돌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세밀함도 떨어졌다. 후반 34분에는 카누테가 오프사이드 휘슬을 무시하고 플레이를 이어가다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서울도 경기 막판 아디가 경고 누적 퇴장으로 빠졌지만 베이징과 달리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종료 직전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탄 고명진의 재치 있는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뽑아내 3-1 승리를 완성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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