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슈팅수 23-5, 유효슈팅 12-5의 일방적 공세에도 결과는 0-2 패배였다. 부상자 속출로 인한 수비진의 붕괴는 결국 '닥공'의 창끝까지 무디게 만들었다.
전북은 1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전북은 22일 열리는 원정 2차전에서 반드시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시작부터 불리했다. 수비 자원 상당수가 부상에 신음했던 탓이다. 김정우(발목 부상), 정혁(팔 골절), 서상민(허벅지 근육 파열) 등이 출전하지 못했고, 정인환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나마 선발 출장한 임유환은 지난 5일 서울전 안면 부상으로 40바늘을 꿰맨 뒤였다. 컨디션이 정상일 수 없었다. 설상가상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김상식마저 경기 초반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렇다보니 수비진은 일찌감치 허점을 드러냈다. 전반 3분 와그너의 크로스를 받은 구도 마사토의 헤딩에 선제골을 내줬다. 득점이 이뤄지는 과정 내내 전혀 상대 공격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못한 채 허무하게 골을 허용했다.
이른 시간 실점은 전북 공격진을 조급하게 한 큰 요인이었다. 이후 전북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문전 득점 기회에선 침착함이 떨어졌다. 머뭇거리는 사이 타이밍을 놓치거나 부정확한 슈팅에 그치는 등 결정적 기회를 수차례 놓치기도 했다.
계속된 공격에도 만회골을 넣지 못한 전북은 오히려 후반 28분에는 추가실점까지 허용했다. 이번에도 수비가 문제였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들은 공만 좇다 돌아 들어가는 가시와 선수들을 놓쳤고, 와그너의 코너킥을 받은 마스시마 다스야의 헤딩에 추가골을 내줬다. 결국 경기는 0-2 전북의 패배로 끝났다.
파비오 전북 감독 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초반 이른 시간의 실점이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고, 이 때문에 공격의 세밀함도 부족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다 후반 상대의 단 한 차례 슈팅에 추가골까지 내주고 말았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2차전에서도 정혁,서상민,김정우 등 부상 선수들은 출전할 수 없는 상황"라며 "있는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가시와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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